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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 하늘도 울고 땅도 우는구나!

세월호가 침몰된 지 오늘로 벌써 엿새가 지나고 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비롯한 260여명의 실종자를 품은 채 세월호가 깊은 바다에 완전히 가라앉았다. 같은 고교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로서 차마 눈뜨고는 텔레비전 뉴스조차 똑바로 볼 수가 없다. 지금 그 쌩때같은 학생들은 어둡고 차디찬 바다 속에서 얼마나 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싸우고 있을지 상상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캄캄하게 뒤집힌 배안에서 사랑하는 자녀들이 죽어가는 모습만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하는 부모의 애간장은 또 얼마나 천 갈래 만 갈래 갈기갈기 찢어질 것인가.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 아들 딸들을 생각해서 식사와 음료수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참담한 일이 세상천지에 또 어디에 있겠는가. 입장을 바꿔서 만약 내 아들 딸이 저 깊은 바다에 갇혀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나라의 모든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서라도 이들을 살려내야만 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이들을 구해내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국격은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다.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지혜와 힘을 모아 지금의 국난을 극복해야만 한다. 우리 50만 교직자들도 하나로 힘을 모아 사랑하는 단원고 학생들과 실종자들이 돌아오기를 빌어야 한다.

가족들 또한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혹여 모두가 절망을 외칠 때에도 절대 희망의 끊을 놓아서는 안 된다. 단 한 명의 생존자가 있더라도 모두가 손을 붙잡고 모두가 힘을 합쳐 저 절망의 벽을 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성인들도 어린 학생들 앞에 떳떳할 수가 있다. 기적은 모두가 간절한 마음을 한 곳에 모을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지금 부모님들도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국민들께 살려달라고 읍소를 하고 있겠는가. 분초를 다투는 상황인데도 구조작업은 한없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상황이 자꾸만 절망적으로 흐르고 있으니 얼마나 비통한 심정이겠는가. 물론 정부입장에서도 6,800톤이나 되는 배를 종잇장처럼 쉽게 들어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도 중앙재난대책본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손을 놓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5천만 국민의 지혜와 정성을 모은다면 불가능할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기적을 만드는 민족이 아니던가. 가깝게는 2002월드컵 4강신화가 그랬고 잿더미가 된 전쟁터에서 불과 50년 만에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경제대국을 일으킨 국민들이 아니던가. 이까짓 재난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체면은 말이 아닐 것이다.

대통령도 발벗고 나섰다. 사고 직후 청와대에서 밤잠을 설치며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게 하라고 정부 관계부처에 지시했다고 한다. 대통령도 이렇게 열심히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민들 또한 마치 자기 일처럼 이번 사태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정성이라면 어찌 하늘도 감동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분명 기적을 이룰 것이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실종된 260여명이 만면에 봄햇살 같은 환한 웃음을 머금고 엄마, 아빠, 선생님을 부르며 우리 곁에 돌아올 것이다.

리포터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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