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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중국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의 변화는 머지않아 지구상의 역사를 변화시킬 것이다. 지난 15년간 중국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요즘 접하는 중국 친구들의 모습에는 분명히 이전과 다른 도도함이 묻어난다. 이런저런 기회로 정을 나누며 만나던 친구들을 통하여 느끼는 것이다.

일본이 든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국이나 호주의 땅과 건물을 사들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도 한국만큼 일본에 자신만만한 나라는 없었다는 말이 있다. 식민지였다는 기억 때문에 주눅드는 것보단 훨씬 좋은 자세였다. 이제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중국의 부상에 대해 세계인들이 염려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의 부상에 대해 별반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 아직도 중국인은 우리와는 수준 차이가 많은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이를 증명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고 중국에 대해 미리 주눅 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것이 만용이 아닌 자신감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먼저 중국에 대해 잘 알 필요가 있다. 지난 무엇이 이들을 기고만장하게 했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높아진 중국의 위상 때문이다. 미국과 더불어 G2시대를 연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고, 머지 않아 G1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변방에 있는 우리나라가 그들의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이나 북한의 문제는 그리 중대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솔직히 한국은 소국(小國) 아닌가. 중국이나 미국은 큰 나라이다. 어떻게 작은 나라가 중국이나 미국 같은 대국을 이간질해서 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인가." 라고 왕지쓰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이야기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전략적 안정을 대단히 중요시한다. 중국의 핵무기는 방어용이다. 나는 한국 친구들에게 항상 얘기한다. 만약 한국이 미·일 주도의 MD에 가입하면 중국 인민해방군을 완전히 벼랑 끝으로 몰고 갈 것이므로 중국은 분명히 한국에 대한 전략을 바꿀 것이다. MD는 한중 우호의 마지노선이다." 이라면서 주펑 베이징대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국제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분야 상황도 변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 유수의 유통기업들은 중국에서 성공한 듯 보였다. 하지만 상처만 남긴 채 물러나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때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기업도 해마다 한 두 계단씩 순위를 내주며 6위까지 추락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전자부문도 이동전화를 제외한 부분은 거의 포기에 접어든 상태라고 한다. 이동전화조차 샤오미나 화웨이 등 중국 토종기업에 밀려나는 형국이다. 자동차 부분은 선전하고 있지만 정치적 파고 등을 제대로 넘지 못한다면 세계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중국 시장의 내일을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한국 기업의 위기는 한국의 중국 수출의 위기와 직결된다. 현재 한국의 해외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다. 그 중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데, 이런 분야의 위기는 수출 한국의 위기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한국 대외수지는 440억 달러로 흑자였는데, 중국 무역수지에서만 628억 달러로 흑자였다. 중국을 빼고 나면 188억 달러 적자로 돌아서는 셈이다. 물론 중국 수출의 상당수가 가공수출의 형태이기 때문에 갑자기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중국이 없다면 한국의 산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반면 관광객의 급증으로 서비스 부분은 역전 상황이 확실해지고 있다. 2013년 중국 관광객의 입국자 수는 433만 명가량으로 약 275만 명을 기록한 일본을 제쳤다. 2014년에도 그 차이는 더욱 벌어져 6월까지 중국 관광객이 267만 명가량인 반면에 일본 관광객은 약 116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의 숫자가 매년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숫자의 10%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관광시장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같은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필요한 것은 '한중 문화 하이웨이'이다. 이는 곧 한중간의 문화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고속도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중간 양적, 질적 교류는 엄청나게 늘고 있는데 모두 처지에 따라 크고 작은 배를 타고 다닌다. 아직도 골목길을 통하여 다니는 형상이다. 당연히 비효율적 수밖에 없다. 문화의 고속도로를 만들어서 그 위에서 누구나 편하게 오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이는 개념적인 다리만이 아니다. 사실 막연한 개념의 프로젝트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한중 간을 잇는 다리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북단 섬인 백령도에서 중국 웨이하이까지는 184 킬로미터 정도다. 남한 육지에선 서산 만리포가 웨이하이 스다오까지 320 킬로미터로 가장 가깝다. 실제로 한중간 해저터널 이야기도 슬슬 나오고 있다.

나아가 한국을 접하는 중국인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더 큰 이유다. 언어 연수생을 포함해 5000명 넘는 중국 유학생이 있는 경희대를 비롯, 한국에는 이미 8만 명 이상의 중국 유학생이 있다. 한국대학에서 공부하는 조선족을 비롯하여 중국 유학생들을 가끔 만난다. 사실 한국에 오는 중국 유학생이 많다는 것은 한글을 볼 수 있는 중국인이 늘어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들이 양국을 오해 없이 오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한중 문화 하이웨이'가 건설된다면 그 위에서 두 나라가 오해하지 않고 상대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관계를 보는 시각은 현실을 제대로 보는 눈이다. 그래야 변화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로 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을 바르게 알도록 연결해 주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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