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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우수한 선생님

오늘은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이런 날이면 몸도 마음도 가라앉는다. 같은 일이라도 능률이 오르지 않고 괜히 마음이 우울해진다. 그런데다 관리자나 동료선생님으로부터 무슨 한 말이라도 들으면 엄청 기분이 나빠진다. 학생도 그렇고 모든 교직원도 그렇다. 그럴 때일수록 모두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말을 골라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은 누구보다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쌓이면 반드시 신체적, 정신적, 방어기제로 나타난다. 말로써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행동으로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죄를 짓는 거나 다름없다.

학생들은 아직 완성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선생님의 눈높이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 안 된다. 공부를 스스로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수업시간에 장난을 친다고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꾸중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이 있어도 소리를 지르는 것도 좋은 지도방법이 아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마음에 100% 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인성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 선생님도 필요 없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듣고 행동도 바르게 하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한다면 그 이상 더 바랄 것은 없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이 많지 않다. 쳐다보면 지도할 것밖에 없고 하는 것마다 어설픈 것이 많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인사도 잘하지 않고 말도 잘 듣지 않는다. 그런 학생들이 있음으로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다. 주위에 그런 학생들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 선생님의 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잘하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이 있음으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이끌어 가면 거기에서 재미를 느끼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리에까지 이르게 되면 엄청 보람을 느끼게 되고 내가 우수한 선생님이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싸우는 학생이 놀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면 선생님의 고생한 보람이 있게 되고 나의 수고가 큰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을 봄으로 내가 우수한 선생님의 자리에 이르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이 잠을 자지 않고 수업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서 내 지도의 효과가 나타나구나, 나의 지도가 우수한 지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도 우수한 선생님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말할 때마다 반항하는 이가 나의 지도로 말미암아 반항하는 태도가 없어지고 순한 학생으로 바뀌어진 것을 보면서 나의 노력이 학생을 변하시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교직에 봉사하는 기쁨을 얻게 되며, 나 역시 우수한 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에 젖어들게 된다.

선생님을 볼 때마다 인사를 하지 않고 외면하는 이가 어느날 갑자기 허리를 굽히고 공손히 인사하는 것을 보면 기쁨을 느끼게 되고 나의 지도가, 나의 바른 행동이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어 교육에 대한 재미를 얻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지도가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구나, 나도 좋은 선생님, 우수한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옛날에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는데 요즘은 선생님의 그림자가 아니라 온 몸과 마음까지 밟고 지나간다. 선생님이 존경스럽지도 않고 선생님을 대접하기는커녕 선생님에게 수많은 돌을 던진다. 그래도 괜찮다. 학생들이 큰 꿈을 갖고 날마다 좋은 사람으로 변화되고 학문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으로 만족하며 즐겁게 하루하루 교직생활을 해나가면 머지않아 옛날의 선생님 같은 존경과 대접을 받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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