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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담뱃값 인상으로 세금 더내고, 연금은 깎이고

공무원연금을 개혁 하겠다고 한다. 기존의 연금체계에서 확 뒤짚어 놓을 모양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내놓은 안만 하더라도 확 뒤짚어 놓는 안이다. 공무원 연금이 세금 갉아먹는 것이라고 한다. 안양옥 회장님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9월학기제 도입을 한다고하면서 공무원 연금은 개혁 하겠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핵심을 찌른 이야기이다. 정치권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공무원연금이나 9월학기제 도입이나 국민 세금으로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공무원연금을 빌미로 모든 연금을 하향 평준화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탄력있는 조정이 돼야지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공무원을 새로운 애국자로 만들려는 것은 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원래 공무원은 애국자인데 새로운 애국자로 만들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단행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 싶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찬성하면 애국자가 되고, 반대하면 애국자가 아니란 이야기인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애국자는 공무원뿐이 아니다. 담뱃값을 인상해도 묵묵히 인상된 값에 담배를 사서 피우는 사람들도 애국자다. 올초 담배판매량이 급갑했다고 한다. 담뱃값 인상효과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흡연자라면 담뱃값 인상에 대비하여 한두 보루 쯤은 미리 구매를 해 놓았을 것이다. 들은 이야기 이지만 100보루를 미리 구입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구매에 들어간 돈만 25만원 쯤 된다. 미리 구매해 놓은 담배를 다 피우기 전에는 당분간은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금연에 들어간 사람들 까지 합하면 담배판매량은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1-2개월 후가 되면 담배판매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갑작스런 담배 이야기를 왜 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지난번에 연금관련 회의에서 교총의 한 간부님이 '담뱃값 인상되어 세금을 더 많이내게 되었는데, 연금마저 또 깎이면 안될 것 같다. 연금개악을 막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이야기가 너무나 가슴에 와 닿기 때문에 담배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입장에서 보면 담뱃값 인상으로 내는 세금이 두배가 늘었는데, 당초 약속을 깨고 기금이 없으니 더 내고 덜 받으라고 하는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국민들이야 공무원연금 깎으면 좋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냥 좋아만 할 일도 아니다. 공무원연금 깎는다고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깎고나서 담뱃값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단지 국민연금보다 많이 받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에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돈 많이 벌면 왠지 기분이 그런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럴 때는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돈을 더 벌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 돈 못벌게 하자는 생각은 잘 안한다. 더구나 그가 돈을 더 못벌면 내가 돈 잘 벌 것이라는 생각도 안한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결론없이 나도 돈을 더 잘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의 기본 심리가 아닐까 싶다.

물론 공무원인 필자의 입장에서만 하는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판단을 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무원연금보다는 국민연금을 적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도 적게 받으니 너도 적게 받아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생각하면 내가 적게 받으니 나도 더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 입장에서는 나도 더 낼테니 더 달라고 하고 싶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무원연금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 국민의 연금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이다.

기본적으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공무원들도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부담을 더 하라는 것에도 공감을 한다. 다만 더 낼테니 현재의 수급수준을 유지해 달라는 것이다. 더 내고 덜 받아라고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더 내는 것은 동의하지만 제발 깎지 말아달라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요구는 아주 간단하다. 국민연금 수급액을 높여서 모든 연금을 상향평준화하고 이때 발생되는 비용은 더 부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간단한 이유를 정치권에서는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현재의 구조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기금의 운용을 효율적으로 한다거나, 기금의 사용처에 대한 투명함을 담보해야 한다. 기금을 내긴 하지만 어떻게 운용되는지는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이나 다를 바 없다. 일단 내면 나중에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공무원연금으로 인해 국민들이 분열되지 않아야 한다. 너와 내가 똑같이 연금을 탈 것인데, 너와 내가 똑같이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이지만, 너도 많이 받고 나도 많이 받는 상향식 평준화에 동의해야 한다. 내가 적게 받으니 너도 적게 받으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담배를 많이 피우면 세금이 많이 들어오니 담뱃값을 인하 하겠는가. 절대로 그런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결국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만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꼴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를 애국자 대접을 해 주겠는가. 결국 담배는 담배대로 피우고 돈은 돈대로 나가게 될 것이다. 공무원연금 깎는다고 국민연금을 더 많이 받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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