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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일주일만 바꿔봅시다.

'내가 만약 교육감이 된다면 학교행정실의 일반직 직원들과 교사 사이에 학기당 1회씩 역할을 바꾸는 제도를 도입할 것이다. 괜히 교장한테 수업하라고 하지말고 그런 신선한 방안을 왜 생각 못하는지 모르겠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행정실장과 차석, 그리고 부장교사들 몇명이 나눈 이야기이다. 갑자기 교육감 이야기가 나왔지만 만약이라는 이라는 단서를 달았기에 실제는 어떨지 모르겠다.

사실 따지고 보면 행정실에서는 교사들이 하는 일을 교무업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교사들이 말하는 교무업무는 각 학교에 모두 있는 교무부에서 하는 업무를 뜻하는 것으로 행정실에서 이야기하는 교무업무와 차이가 있다. 행정실도 행정지원실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학교교육을 돕는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행정실장과 행정차석 등 행정실 직원들은 대부분 교직 경력이 없다. 교육행정 업무만 담당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서로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이 하는 일 전체가 교무업무라고 생각하는 것과 교사들이 생각하는 것 조차도 다른데 어떻게 이해가 쉽겠는가. 따라서 학교내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 방안으로 역할을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것이다.

행정실과 교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간격이 있는 학교들이 많다. 겉으로는 잘 협조가 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무 자체는 모두가 학교교육을 위해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한쪽은 가르치는 일을 하고 한쪽은 지원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해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나온 이야기가 일주일 동안만이라도 역할을 바꿔 보자는 것이었다. 즉 행정실장을 비롯한 행정실 직원들이 교사의 역할을 하고 교사들이 행정실 업무를 맡아 보자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 처럼 들리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리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행정실 직원들은 대부분 교원 자격증이 없으니 가르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창의적체험활동 등의 시간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교과수업은 쉽지 않겠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은 가능할 것이다. 만약 역할을 바꾸게 된다면 그들 역시 수업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다. 단 한시간을 수업하더라도 부실한 수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수업준비를 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수업준비에만 매달릴 수 없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수업준비에 업무처리에 매달리다 보면 교사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완벽한 이해가 안되더라도 교사가 어떤 일을 하고 무엇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 역시 행정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다 보면 행정실의 업무가 눅록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수업은 안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업무를 하는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다 보면 결국은 쉽게 소통하고 쉽게 이해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

물론 일주일 이라는 시간이 짧긴 하지만 매학기 한번씩만 이런 기회를 갖는다면 학교교육력이 높아지면 높아졌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교육은 학교구성원들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소통이 잘 된다면 서로의 이해 폭이 넓어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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