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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은 교실의 '영혼'

재주를 발견한 기쁨!



<엄마 역을 맡은 종현이, 엄마 연기를 깜찍하게 잘해서 인기를 끌다!>

국어책에 나오는 <앗! 따끔!>그림책을 읽고 역할극을 할 때였습니다. 1학년 아이들은 역할극을 참 좋아합니다. 국어과 교육과정보다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아이들의 재주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책은 줄줄 읽으면서도 실감 나게 연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는 가하면, 글은 잘 읽지 못하면서도 몇 번 들은 대사를 외워서 배꼽 빠지게 연기를 잘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공부 욕심이 참 많아서 안 되는 공부는 눈물로 대신하는 아이가 연기를 얼마나 잘하던지!  참 행복한 수업을 했답니다. 

재치 있는 대사에 어울리는 동작,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까지 넣어서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는 모습에 우리 반 아이들도 나도 박장대소를 하며 즐거웠답니다.
"넌 영화배우나 개그맨이 될 재주를 가졌구나!"
라고 칭찬해주며 사진을 찍는 나는 영화감독이 된 것처럼 즐거웠습니다.

탈무드에서는 엄마를 '집안의 영혼'이라고 부릅니다. 유대인들이 서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답하고 논쟁하는 것을 하브루타라고 하는데, 그들은  어려서부터 엄마와 함께 하브루타로 자연스럽게 사색하고 토론하는 법을 익혀서 대화하는 삶이 일상이 되고 학문을 깊이 배우는 걸음마를 준비합니다.

"천국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하나는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다른 하나는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주었는가?'이다. 인디언 속담

선생님은 천국에 들어가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합니다. 내가 하는 격려 한마디, 진심어린 칭찬이 어린 영혼을 일으켜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눈높이를 맞추고 눈을 들여다보며 아이들의 칭얼거림과 침묵에 담긴 희망까지 읽어내도록 겸손하게 허리를 굽혀 그 작은 옹알이까지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두는 관심만으로도 어린 영혼의 날갯짓에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그러니 선생님은 교실의 '영혼'이 분명합니다.
 



<앗! 따끔! 역할극에서 의사 역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기탄이와 환자 역할을 하는 종성이>

가르침을 내려놓고 바라보기 시작하니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날마다 한 아이가 가진 진주를 캐내는 심정으로 수업을 하는 날은 어김없이 발견되는 보석! 오늘은 종현이의 역할극을 보며 금광을 발견한 기쁨으로 들떴습니다.




<교실 앞에서 잘 자라고 있는 우리 반 옥수수들>

우리 1학년 뜰 앞에 3월 초에 심은 옥수수의 키가 아이들 키만큼 자랐습니다. 날마다 우리 교실 창 밖에서 교실에서 들려오는 행복한 웃음소리를 듣고 자라서인지 푸르름도 더합니다. 하늘거리는 잎사귀의 춤사위가 춤추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닮았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앎의 기쁨으로 눈동자가 커 가는 아이들도 옥수수를 닮았습니다. 생명은 바로 아름다움임을 아이들도 옥수수도 몸으로 보여줍니다.
-1학년 선생님이 쓰는 교실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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