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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점심도 못먹는 교사라,,,,,

소풍이나 체험학습때 학부모가 교사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기사가 논란이다. 기사의 일부를 인용하면 내용은 이렇다. "봄소풍과 현장 체험학습, 수학여행 등 4월 중순의 학교 분위기에 학부모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자녀가 회장, 부회장 등 임원인 학부모는 특히 촉각이 곤두서 있다. 소풍을 가게 되면 담임선생님의 도시락과 간식, 기사 아저씨들 먹을거리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고 음식에 자신이 없는 학부모들은 돈을 모아 고급도시락을 맞춰 보내는 게 일상사이기 때문이다."

기사의 전문은 인터넷에 "교사도시락"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헤럴드경제의 박세환기자라는 분이 쓴 기사이다. 교직생활 30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최소한 10년 전부터는 학부모로부터 도시락을 받은 일이 없다. 예전에는 외부 활동시에 도시락을 싸서 가져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필자뿐 아니라 인근의 학교에서도 그런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 E-리포터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여의도에 가서 팔각정으로 짜장면 배달해서 먹었다고... 그것이 거의 10여년 전의 일이다.

우선 학교현장 이야기 좀 하겠다. 초등학교는 잘 모르겠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2009개정교육과정 도입 후 소풍이나 사생대회가 없어졌다. 실수업시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소풍 등의 외부행사는 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시수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들은 2009개정교육과정 시행 이후 소풍을 한번도 간적이 없다. 사생대회도 한 적이 없다.

다음으로 수련회 이야기 좀 하겠다. 수련회는 지금도 매년 가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교사 도시락과 기사 도시락, 간식을 준비하기 위해 신경 쓴다고 했다. 알아보면 알겠지만 요즘 수련회 갈 때 점심을 싸가지고 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예전에는 중학생의 경우 2박3일에 식사는 2박 6식이었다(여기에는 수련회나 수학여행 가는 첫 날의 점심이 빠져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는 2박7식으로 계약을 하고 있다. 즉 점심식사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학생들이 첫날 도시락을 가지고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도리어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간식을 사주고 도시락 없이 오는 학생들의 점심을 사 주었었다.

기사들도 이 기사를 봤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같이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도 기사들은 스스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소한 필자의 경험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교사가 간식거리를 사서 기사에게 전달하면 기사가 쉽게 받지 않는다. 각 버스회사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별도의 교육을 통해서 단속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직전 학교에서는 같은 회사 버스를 여러번 활용했다. J고속관광이라는 회사였는데, 그때 그 기사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아예 자리를 떠서 그들끼리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

또 한가지 "도시락, 간식 기사 아저씨들 먹을거리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고 음식에 자신이 없는 학부모들은 돈을 모아 고급도시락을 맞춰 보내는 게 일상사이기 때문이다." 라는 내용을 좀 지적하고 싶다. "일상사"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날마다 또는 늘 있는 일" 이해가 되는지 모르겠다. 고급도시락을 맞춰 보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과연 일상사인지 궁금하다. 기사를 쓴 기자님은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기사를 쓰시는 일은 일상사일지 몰라도 소풍이나 체험학습에서 도시락을 교사들이 얻어먹는 것은 정말로 일상사가 아니다.

도리어 이런 기사를 보면서 교사인 필자도 의아스럽다. 주변에서 어쩌다 한번 있는 것을 일상사라고 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만약 기사의 내용처럼 이런일들이 "일상사"처럼 일어나는 일이라면 어떤 학교가 그런지 감사라도 해야 한다. 당연히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극히 일부의 이야기를 전체가 다 그런듯이 알려져서는 곤란하다.

점심도 제래로 못먹고 치사하게 구걸하는 집단이 교사라고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로 일상사라면 필자도 할 말이 없다.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밖에...그러나 일상사가 아니라면 기사를 쓰신 기자님이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 밖에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기사는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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