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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대안 필요

OECD 국가 가운데 한국 아동·청소년의 학업 성취도는 최고 수준이지만 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 등 삶의 질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의 ‘OECD 아동복지지표를 통해 본 아동의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4개국 중 우리나라 15세 청소년의 읽기 성적은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수학은 1위였다. 과학은 일본과 핀란드, 에스토니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반면 아동의 정서 발달에 중요한 요인인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OECD 2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아동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1시간을 웃도는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짧았다. 20개국 평균은 2시간 30분이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국가는 호주로, 4시간이나 됐다.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2시간 30분 이상인 국가는 호주 외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스페인, 핀란드, 영국, 이탈리아 등이었다. 2013년 기준 한국의 10대 자살률은 34개 국가 중 8위로, OECD 국가 평균인 5%도 넘어섰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부모와 자녀와의 낮은 삶의 질 지표에서 본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시기는 부모와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심리적 안정은 물론 매래에 대한 각종 갈등을 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기에 부모와의 짧은 대화는 성장기 심리적·정서적 발달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 부모들의 교육열은 이미 우수함을 넘어 과열 수준이지만 그래도 자녀와의 일상적인 대화는 OECD 평균 2시간 30분은 넘어야 한다. 아동복지 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가 지난해 9∼11월 초등 4, 5학년과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권장 시간(하루 30분∼2시간)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는 초등학생 비율이 63.5%로 중고교생(41.0∼48.4%)보다 높았다. 10명 중 6명 이상은 운동 시간이 하루 1시간도 안 됐다고 밝힌바 있다.

공부 때문에 놀 시간도 없는데 부모와 대화할 시간은 더더욱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하루 48분이 아니라 부모와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떻게 지내는 시간인지 그 질이다. 사실 우리 보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지내면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가 딱히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와의 삶의 질을 높이는 대안이 교육적인 차원에서 필요하다. 건전한 놀이문화, 건강한 대화시간이 좋은 가정을 만드는 요소이다. 아이들의 현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어찌하면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한 시간보다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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