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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교-가정 소통에 중점 둬

초등교육산책(5) 9월 새 학년 준비

잘 아는 것처럼 미국은 8월 말~9월 초에 새학년을 시작한다. 영국의 어느 대학에서 새학년이 새해와 같이 시작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더니 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 확대할 계획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새해가 시작되면 우리의 마음도 새로워져 새학년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지만 이미 한 해가 기울어가는 가을에 새학기를 시작할 경우 사람들에게 심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한다. 최근 우리의 새학년도 미국처럼 가을에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인 것 같다.

미국 교사와 학교는 새 학년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여 시작할까? 새 학년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아이의 담임이 될 선생님으로부터 담임이 되어 기쁘다는 내용과 함께 간단한 선생님 소개, 교실 위치, 등교시간, 그리고 준비해야 할 학용품 목록이 적힌 편지를 받았다. 담임선생님의 성별, 담임선생님의 담당 과목, 담임선생님과의 접촉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와 전화 번호, 그리고 궁금한 사항은 학교나 담임에게 연락하라는 안내가 상세히 되어 있었다. 또한 학기초에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학용품 목록이 상세히 안내되어 있어서 개학 일주일 전에 학부모와 아동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 여유를 주었다.

개학 당일에야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님이 누구인지, 새학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가야 할지 등을 개학 첫날에야 안내를 받는 우리나라의 많은 초등학교 경우보다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외에도 교장선생님이 보낸 개학에 관한 안내, 학부모회가 보낸 학부모총회에 대한 안내문도 우편을 통해 가정으로 배달되었다. 학부모회가 보낸 안내문에는 학급 자원 봉사자, 학교 자원 봉사자, 학급/학년 학부모대표 신청서도 함께 포함이 되어 있었다.

이 곳 학교는 개학날과 방학식날도 시작과 끝나는 시간이 평소와 같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등하교시간도 같고,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루 동안의 교육활동 시간도 같다. 그러나 많은 교과 전담교사들이 수업을 맡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업을 담임 혼자서 진행하는 한국과 달리 교사 1인당 수업시간은 거의 비슷하다.

개학첫날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가니 평소보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등교하여 학교 주변이 무척 혼잡하였다. 교장선생님은 학교 건물 밖으로 나와 등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일이 인사하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 중에도 등굣길 학교 정문에서 다정한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해 주시고, 비오는 날에는 학교 현관에서 수건을 들고 비에 젖은 아이들의 팔목을 정성껏 닦아주시던 교장선생님이 계셨다. 미국 학교장은 우리나라 학교장과 자격조건, 위상, 역할 등이 다르기는 하다. 그렇지만 편안하고 친근한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세계 어디서나 아이들에게 학교가 행복한 배움터가 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학 3일째 되는 날 저녁에 학부모 총회가 이루어졌다. 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데 거기에서는 학부모회와 학교가 준비한 피자 파티, 새 담임과의 만남, 교실 탐방, 전교직원과의 인사, 새 학부모대표의 소개, 방과후학교 담당자 소개 등의 일정이 2시간여에 거쳐 진행되었다. 개학 후 첫 모임이어서인지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담임과 첫대면을 하기 위해 각 교실에서 학부모들이 한 줄로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 색달라보였다.

서둘러 학부모총회를 하는 이유는 학부모들에게 학기 초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보여주고, 학부모와 담임이 일찍 만나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갖도록 하며, 학부모회를 조기에 가동하여 학교와 학부모가 긴밀한 관계 속에서 함께 교육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경우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학부모총회를 개최하는데 그때 담임은 찾아올 학부모를 의식하며 교실환경 정비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교과지도, 생활지도, 그 외의 학급경영 관련 모든 일을 혼자서 담당해야 하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학부모와 만나 아이들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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