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국제

지나가는 차를 보면 경례를 하라?

黃平 교육당국 "감속운전 요청 신호…사고율 줄어"
"계층간 갈등 부르는 비교육적 행위" 네티즌 분개

30년쯤 전,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골에는 지금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풍경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것 하나는 뿌연 먼지를 날리며 신작로를 지나가는 자동차에 아이들이 고사리 손을 흔들던 모습이다. 그때 우리는 그러한 모습이 이상하다거나 교육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일을 하도록 시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와 유사한 일이 현재 중국 농촌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실시되고 있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10월 중순 꾸이저우성(貴州省)의 황핑(黃平)이라는 산골 마을을 지나던 한 신문사 기자는 우연히 학생들이 자동차를 향해 진지하게 경례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중국에서 경례는 목례가 아니라 학교의 소년대에서 하는 ‘인민의 권익은 그 어떤 것보다도 높다.’라는 표시로, 오른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후 팔꿈치를 구부려 상대에게 경의를 표하는 행위이다. 이 모습을 본 기자가 학생들에게 이유를 묻게 되었고 학교에서 이렇게 하도록 교육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기자는 그 지역 교육청에 가서 경위를 확인하였고, 그 결과 지난 2004년부터 해온 교육 방식으로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자부심도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자는 이 사건을 곧 기사화했고, 이 기사를 접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꾸이저우성(貴州省) 황핑(黃平)의 교육 관리들은 지나가는 차에 경례하기가 순수하게 교육적인 목적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격하게 모는 자동차와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부주의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교육 당국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차에 자동차 운전자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학생들은 자동차가 오면 멈춰야 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하여 자동차 운전자에게 경례를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동차 운전자와 학생들의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는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 교육당국자들은 학생들이 낯선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할 줄 아는 예절 습관을 어려서부터 길러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아울러 가져왔다고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사를 접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해당 지역 교육당국의 이러한 행위를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분개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그것도 차를 운전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운전자에게 극도의 존경심 표시를 의미하는 경례를 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산골 마을의 경제적으로 빈곤한 학생들로 하여금 자동차를 운전하는 부유한 자들에게 굴종적인 행위를 하도록 가르치는 노예교육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예절 교육의 차원이라면 자동차 운전자들도 마땅히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다수의 중국 네티즌들은 지나가는 차에 경례를 하는 행위는 비교육적인 굴종적인 행위로 즉시 금지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80%가량의 네티즌들 이와 같은 행위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 같은 행위를 지시한 교육당국에서 하루 빨리 이러한 처사를 중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교육 당국자들은 교육적인 효과와 교통사고 발생률 저하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이러한 지나가는 차에 대한 경례 교육으로 인하여 교통사고 발생률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학부모들도 이에 만족하고 있다는 주장을 들어 여론에 상관없이 이를 계속 밀고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산간지역에서 이렇게 지나가는 차들에게 경례를 하는 것은 비단 이 지역의 일만은 아니다. 꾸이저우성(貴州省)의 다른 산간지역에서도 오래전부터 학생들이 등하굣길에서 자동차를 만나면 차를 향해 경례를 함으로써 자동차 운전자로 하여금 주의해서 운전할 것과 감속 운전할 것을 요청하곤 했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에서는 교통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행위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행위 자체가 빈곤지역의 못사는 학생들과 차를 몰고 다니는 부유한 사람들과의 사회계층 간의 갈등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즉 빈곤계층의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부유한 사람들만이 몰 수 있는 자동차에게 경례를 하면서 성장하게 되면 부자들에 대한 굴욕감이 쌓이게 되고 이는 결국 이들이 성장한 이후 부자들에 대한 증오심과 적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어쨌든 현재 중국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부 산간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나가는 자동차에 대한 경례하기가 과연 교육적이냐 비교육적이냐 하는 논쟁으로 인터넷이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