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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과도한 수업부담 축소 움직임

휴식시간 단축·0교시 수업 등 편법 운영 학교에
교육당국 ‘시간표 공개·수업시수 엄격 준수’ 시달



현재 우리나라에는 미래형 교육과정의 개정과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불리는 이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1, 2학년 6교시 수업 등 학교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늘리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되면서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육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최근 중국에서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과중하게 부과된 수업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수업시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오직 대학입시를 위해 학교가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학입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학교 및 가정에서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학교들은 수업량이 많기로 유명한데 초등학교 때부터 8시 이전에 수업 시작하기, 수업시간 늘리기, 쉬는 시간 줄이기, 주지교과 시간 늘리기 등은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육과정 편법 운영의 예이다. 또한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습량 증대를 위해 오전 5교시 수업 혹은 오후 3교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오전 5교시 수업과 오후 3교시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많은 초․중․고에서 학생들을 7시 무렵 등교시켜 0교시 수업도 진행, 학생들을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처럼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과도한 학교 수업 시간 확대 운영이 중국 교육당국의 노력으로 인해 점차 수그러드는 추세에 있다. 지역별로 조금씩은 다르지만 일부 지역의 교육청에서는 초․중․고의 학습시간을 원래 교육과정의 규정대로 준수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줄 것을 학교 측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학교에서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지를 교육당국과 학부모가 관리․감독하는 체제를 강화시켜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최근 장쑤성(江蘇省)과 베이징에서 강화되고 있어 중국 교육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장쑤성에서는 최근 초․중․고생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장쑤성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수업시간이 초등학교 6시간, 중학교 7시간, 고등학교 8시간을 넘길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수업 부담 경감을 위한 조치는 금년 9월 장쑤성 교육청이 공문을 통하여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을 통일하도록 요청하면서 현실화되었다. 장쑤성 교육청은 이를 위해 각 학교는 수업시간표를 학교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통해 학부모들의 감시를 받도록 하였다. 이러한 수업시간표의 공개 등의 조치로 인하여 장쑤성 초․중․고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부담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는 장쑤성이 독자적으로 처음 실시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 중국 교육부에서 제시하였던 방침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중국 교육부는 수업시간과 관련, 초등학교는 6시간, 중학교 7시간, 고등학교 8시간의 수업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바 있지만 그동안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적향상과 상급학교 진학률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이 기준을 초과하는 수업을 진행하였고, 특히 학교의 시간표 규정은 무시되어왔다.

하지만 장쑤성의 이번 조치로 앞으로 이 지역의 학교에서는 표준 수업시간이 엄격히 지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쑤성 교육당국의 강력한 의지로 인해 현재 난징시(南京市)의 경우 57개 초․중․고가 학교 시간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며, 조만간 장쑤성의 모든 학교들이 시간표를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할 예정이다.

장쑤성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도 수업시간을 지키기 위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시 교육당국은 초․중․고의 수업과 관련하여 오전 수업은 4시간을 넘을 수 없으며, 오후 수업도 초등학생은 2시간, 중․고등학생은 3시간을 넘지 못한다는 규칙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10일 중국의 스승의 날인 교사절(敎師節)을 맞이하여 원자바오 총리가 베이징35중학(北京35中)에서 강조한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베이징시는 이를 위한 우선적인 조치로 베이징시의 초․중․고에서 기준 수업시수를 엄격히 지킬 것을 각급 학교에 요청했다. 이를 위해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초․중․고에 참고용 시간표를 제공하고 0교시 수업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체조시간은 오전 2교시 후에 실시하며, 아침 8시 이전에는 수업을 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작년에도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6시간 이상, 중고등학생은 8시간 이상 있지 말도록 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학력신장을 명목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8시 이전 수업을 강행했으며, 체조시간을 8시 이전으로 옮기는 등의 변칙적인 학사운영을 통하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가중시켜왔다. 이에 교육위원회는 최근 다시 공문을 발송, 이전의 요구를 지킬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오전에는 4시간 이상의 수업을 엄격히 금하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최근 장쑤성과 베이징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들은 앞으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학생들의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중국 교육당국의 이러한 조치들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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