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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거세지는 조기유학열풍, 국내 교육 위축

해외유학생 중 30%가 초중등 학생
단기 유학 프로그램 제공 학교 증가
국내대학 지원자는 매년 갈수록 줄어


북경소녀 왕멍멍(王萌萌)은 소학교 6학년 때 학교 국제교류 활동에 참가하여 외국에 단기 체류한 경험이 있다. 귀국 후 영어공부에 자신감과 흥미를 느끼게 된 그는 ‘중점중학교’로 불리는 영재중학교에 입학했다. 왕멍멍은 재학 중 영국의 두 고등학교에 원서를 제출했고, 중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조기 유학길에 올랐다. 현재 왕멍멍은 영국의 사립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그의 부모는 년간 30만웬(5천만원)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불하고 있다.

중국에서 왕멍멍의 유학은 결코 개별 현상이 아니다. 중국 교육부 국제교류협력국의 통계에 의하면 2008년 해외 재학 중인 100만 2400여 유학생(방문학자 등 학술교류 포함)중 26만 4600만명이 초중등 학생으로, 전체 유학생의 30%나 된다.

유학에는 장단기 두 종류가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도시들에서는 많은 초·중등 학교들이 국제교류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단기 유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 휘쟈학교(汇佳学校), 타이웬(太原)시의 퉁보위제학교(通宝育杰学校) 등 소학교들에서는 본 학교 학생들이 재학 중 외국 자매학교로 1년간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북경대학 부속소학교는 일본, 핀란드, 영국, 미국 등 10여개 외국 학교들과 자매학교협정을 체결하여 학생들이 국제교류를 통해 외국 학교를 방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이 직접 외국 학교들에 입학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혹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들도 적지 않다. 중국 교육부 규정에 따라 국가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이외에, A-Lever, SSAT SAT등 영미 각 단계 학교들의 입학시험준비는 물론 AP, IB와 같은 특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도 늘어나는 추세다. 심지어는 광저우시 잉호우학교(英豪学校)처럼 학생들이 A-Lever시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외국 방문단을 조직하는 학교도 있다.

중국 유학생들의 주요 유학대상인 영미권 나라들에서도 그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쩌우(杭州) 학생 허멍(许蒙)이 유학하고 있는 미국 Fairmont Preparatory Academy는 중국 유학생이 본 학교 유학생의 45%를 차지한다. 2008년, 13세의 광쩌우(广州) 학생 오비(吴比)는 어린 나이에 이튼 스쿨(Eton Collge)의 ‘로얄 장학금’을 수여 받아 중국 국내의 매스컴을 들썩하게 했다.

중국인의 경제력 부상과 더불어 1990년대 말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조기유학 현상에는 자녀들을 과중한 학습 부담과 치열한 대학입시경쟁에서 벗어나게 함과 동시에, 국제적 경쟁력을 키워주려는 부모들의 간절한 염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 고등교육의 폐단에 대한 실망, 장래 이민 계획 등 많은 원인들이 있다.

물론 ‘유학=성공’이란 공식을 만들어낸 사회의 인재 선발체제도 조기유학 붐에 한몫한 셈이다. 그러나 산아제한 정책으로 ‘꼬마 황제’라 받들리며 자란 중국 학생들이 외국에서 자립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에서 공부대신 놀기만 하면서 학업을 황폐화 시키는 학생들을 ‘쓰레기 유학생’이란 특정 용어로 일컫기도 한다.

초·중등 학생들의 대량 유출은 출생율 감소로 이미 축소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국내 학교들에게는 설상가상인 셈이다.

2010년 전국에서 일제히 진행되는 대학입시(6월 6~8일)를 앞두고 각지 교육청에서는 확연히 줄어든 지원자 때문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베이징시의 8만 1000명 지원자는 작년에 비해 2만명이나 줄었고 상하이시 또한 6만 7000명으로 두 도시 모두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허베이성(河北), 후난성(湖南), 후베이성(湖北)등에서도 대학 지원자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중국의 조기유학 붐이 더 진행될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중국의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후 더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 강영민 북경대 국제비교교육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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