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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티치 포 아메리카’ 도입해도 될까



도서벽지·도시 빈민지역 등
대안적 교원양성 프로그램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2012년 12월 미국 코네티컷 주 샌디훅(Sandy Hook)초에서 일어난 총기사건으로 딸을 잃은 부모가 학교 교사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편지가 지난 7월 공개됐다. 교권 추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존경을 표하는 학부모의 편지는 크게 이슈화될 만큼 드문 일인 듯하다.

미국 교사들의 사회적 지위는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낮은 급여 수준 이외에도 미국 내에서 교사가 되는 일이 비교적 수월하고 교사가 되는 방법도 다양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서 교사가 되려면 우리나라처럼 4년제 사범대 졸업 혹은 교육대학원 졸업 후 시험을 봐서 교사가 되는 정규 교원임용 절차를 거칠 수 있다. 이 경우 주마다 교사 자격증이 개별로 발급되기 때문에 한 주에서 가르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다른 주에서 가르치기 위해서는 자격시험을 다시 봐야한다.

이런 정규 교원임용 방식 외에도 저소득층 지역의 교원 확충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해결방안으로 ‘군 출신 교사 사업(Troops to Teachers)’,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TFA)’, ‘시카고 티칭 펠로즈(Chicago Teaching Fellows)’, ‘씨티 이어(City Year)’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사가 되는 방법이 있다. 일반학사학위 소지자들이 일정기간 연수 후 자격시험을 거쳐 교육현장에 바로 투입돼 교사가 되는 방식이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티치 포 아메리카’는 웬디 콥(Wendy Kopp)이 설립한 비영리단체가 1990년에 시작한 교원양성 프로그램으로 지원자들을 선발해 5주간의 짧은 연수 후 학교에 바로 투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는 교과내용을 중심으로 한 교사자격시험(content-knowledge test)을 봐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주도 있다.

그 ‘티치 포 아메리카’가 엘리트 대학 졸업생들의 ‘최초 취직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에는 4500명을 뽑았는데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하버드대와 예일대 졸업생 지원자 가운데에서도 20%만 선발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듯이 이 프로그램 지원자들은 상당수가 낙후된 지역에서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높은 사명감으로 교직에 임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2년간의 의무 근무 후 절반가량이 교직에 남는다고 한다. 

방과후학교 등에 도입 전
열악한 美 교원양성 현실
감안해 비판적 평가해야
 
우리나라의 지난 정부 때 설립자 웬디 콥이 교과부 장관을 방문해 그 성과를 소개했고, 이주호 전 장관은 “티치 포 아메리카를 모델 삼아 방과후 학교, 토요 프로그램에 대학생들의 교육기부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 다양한 교육기부 사업이 도입되기도 했지만 이런 대안적 교사 양성 프로그램은 정규 교원양성 프로그램의 가치를 훼손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와 존경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 짧은 연수 기간으로 인해 교사의 질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사실 이 제도가 미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이유는 미국에서는 교사가 되겠다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벽지나 도시 빈민지역 학교는 교사를 구하기가 힘들어 교사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교사로 근무하는 곳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유능한 젊은이들이 교사가 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충분한 유인가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낙후된 지역은 만성적인 교사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티치 포 아메리카 프로그램’은 비록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낙후된 지역에 명문대 졸업생을 배치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2년이 지나도 근무하는 숫자도 상당수지만 장기적으로 교직에 남는 비율은 극히 낮다. 그러나 미국은 명문대 출신들이 잠시 머물며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전에 경험을 쌓다가 떠나가는 그런 프로그램에라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미국 교원양성 및 공급체계에 기반을 둔 제도가 비판적인 평가 없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파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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