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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연구는 어렵고 지루하다?…도전·협력하며 더 재밌어진 교단

융합·국제교육 연구회 사례

STEAM, 국제이해교육, 교과교육 등 현장에는 수많은 분야의 교사연구회, 동아리가 전국 단위로 또는 학교단위로 존재한다. 연구회 소속 교사들을 만나면서 들은 공통된 반응은 “활동을 하면서 동료 교사 간 유대관계도 강해졌고 수업도 예전보다 활력 넘쳐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어졌다.”, “자발성·흥미가 바탕에 있으니 시너지가 발생하고 욕심도 생겨 점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는 것 등이었다. 올 한해 STEAM과 국제이해교육에 관심 갖고 연구했던 교사들에게서 연구의 의미와 보람 등 생생한 조언을 들어봤다.



경기 양명고 STEAM 교사연구회
방과후 체험활동 통해 꾸준히 적용
이수증 부여하고 생활기록부 명기

경남 삼천포초 교사연구회
교실 5칸 규모의 ‘무한상상실’ 구축
“실패도 하지만 경험·고민에 의미”

국제이해교육 교과연구팀
미국·영국 현지 교사와 공동 수업
교수학습 역량 공유에 선도적 모델


◇재미 느껴 자발적으로 모이니 연구도 ‘술술’=‘우리들 수업이 많은 예술작품처럼 하나의 예술품이 될 수는 없을까? 멋진 그림, 음악, 영화를 볼 때 느끼는 벅찬 감동을 수업시간에도 느끼게 해 줄 수 없을까?’ 연구는 그런 마음으로 시작됐다.

경기 양명고에서는 15명의 교사들이 의기투합해 매주 월요일 방과 후 STEAM 교육을 연구한다. 소속 교사들은 ‘자발성’과 ‘재미’를 연구회 운영의 선결 조건으로 꼽았다. 잡담을 하더라도 일단 모여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흥미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명고 연구회도 학교생활,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연구 주제를 도출했다.

첫 번째 주제는 혜원 신윤복의 ‘월하정인’이었다. 그림 속 달의 모습에서 지구과학 주제가 나왔고, 화제(畵題)를 이용한 시조 작성에서 국어 과목이, 그림에 어울리는 음악배경 찾기로 음악이, 민속화의 이해에 대해 역사 과목이 각각 연관됐다. 지난해 첫 공개수업 이후에도 ‘한옥에서 배우자(역사․지구과학․수학․기술)’, ‘전파, 소통의 미학(물리․영어․지구과학․기술)’,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연계한 한국형 STEAM수업, 서울대 수학교육과와 연계한 ‘경제, 물리 교과 내용을 활용한 구분구적법 지도’ 등 다수의 수업 자료들이 개발됐다.

이용혁 양명고 교사는 “STEAM을 연구하는 교사들이 상황제시, 창의적 설계, 감성적 체험 등 개발준거 요소나 형식 등에 너무 신경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이다 보면 부담스러워져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아무리 좋은 수업이라도 지속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생각으로 16차시의 방과후 체험활동을 통해 개발 프로그램을 꾸준히 적용했다”고 밝혔다. 체험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이수증을 주고 학교생활기록부에도 명기했더니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 교사는 “교사들의 연구 열정이 공교육 활성화의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융합수업은 사교육은 흉내낼 수 없는 공교육만의 영역이라는 자신감으로 더 많은 교사들이 매진하면 학생들도 노력을 알고 따라와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무한상상실’이라는 STEAM 전용교실을 구축한 경남 삼천포초는 9일 교육부가 주최한‘2013 융합인재교육 성과발표회’에서 미래형과학교실을 활용한 STEAM 전용교실을 재현한 특별 부스를 설치해 주목 받았다. 교실은 ‘상상공간’, ‘창의공간’, ‘표현공간’으로 나뉘어 설계됐다. 유휴교실 활용방법을 고민하다가 교실 5칸 및 복도공간에 이 같은 규모의 시설을 마련하게 된 것.

김창호 교사는 “우리학교 연구회가 활발히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30대 미혼 남교사들이 많아 뜻이 잘 통했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실패도 하지만 계속된 경험의 축적과 다음 차시를 위한 고민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전자회로 등 주제와 이론에 따른 실생활 소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교사 스스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해야만 STEAM 수업을 운영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도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협력을 익히고, 친구의 결과물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면서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도전·실험정신으로 똘똘 뭉쳐 새로운 시도도=서울시교육청은 올해 5월 국제이해교육 교과연구팀 3팀을 모집하고 체험중심 및 프로젝트 학습 형태의 국제이해교육 활동 모델을 개발하고 5일 합동 보고회를 가졌다. ‘UN기념일을 활용한 국제이해교육 및 지속가능발전교육 프로그램’, ‘초·중·고 국제이해교육의 연계성 분석 및 지도방안’ 등 그동안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혁신적인 연구 모델들이 도출됐으며 시범적인 시도들도 눈에 띄었다.

정용민 건대부고 교사 외 5인으로 구성된 ‘파란’팀은 미국·영국 현지 학교 교사와의 국제이해교육 공동연구 및 협력수업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외국 현지 교사들과의 교류를 통한 국제이해교육 및 다문화 사회의 글로벌 교수학습 역량 공유에 대한 선도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교사 섭외는  교육부 외국 교사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교사들이 이 때 인연을 협력수업으로 끌어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회 팀원들은 각자 매칭 교사와 만나 6차례 사전 미팅을 갖고 수업안을 함께 짰다. 토론식 수업이 많은 영국·미국과 강의식 수업이 많은 한국의 수업 분위기 차이를 이해하고 역할분담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7월 15일에는 영국인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함께 교단에 서기도 했다. 수업은 ‘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를 주제로 물 부족문제에 따른 국제적 분쟁에 대해 학습하고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해보도록 구성됐다. 외국인 교사와의 협력수업이 처음인 학생들도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다.

정 교사는 “각자 교수법 차이도 있고, 아이들과의 의사소통 문제 등 지도안 조정 과정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려고 노력해 성공적으로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 교사는 “국제이해교육은 교육과정에 없지만 국제화 시대를 살아가게 될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는 교사들의 노력이 현장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관리자들의 열린 마음과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이해교육 교과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이달 중 국제이해교육 교재로 개발돼 각급 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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