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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대학 소년반’ 찬반 논란



고2 이하 영재 학생에 대학교육
성과 불구 심리장애 등 부작용도
베이징대·칭화대·푸단대 등 폐지


중국에서 교육격차 해소와 학생 학업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초·중등 교육개혁이 전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2014년 ‘대학 소년반’ 입학전형이 발표돼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대학 소년반(이하 소년반)’은 고교 2학년 이하의 영재 학생들이 직접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영재 감정과 면접 등 특별전형을 거쳐 선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중국과학기술대(中國科學技術大學)와 시안교통대(西安交通大學)가 교육부 허가를 받고 소년반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과기대는 1~2년간 특별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이 과정 중 생활담당교수와 학업지도교수가 배정돼 미성년자인 학생들의 생활을 보살피고 학업을 지도한다. 학생들은 과정을 마친 후 스스로 전공을 선택한다.

시안교통대는 ‘예과-본과-석사’의 3단계 과정을 8년에 걸쳐 운영한다. 중학교 졸업생 중 영재들을 모집해 고1부터 예과과정 교육을 실시한다. 이 때 고교 교육과정 외에 대학교수들이 담당하는 강의 청강을 시킨다. 2년의 예과과정 후 무시험으로 대학에 입학해 2년간의 교양과정과 4년간의 전공과정을 거쳐 석사학위를 받는다.

둥난대(東南大學)처럼 소년반을 따로 설치하지 않지만 고2 또는 그 이하 학생들을 특별 모집하는 대학도 있다. 둥난대 입학을 위해서는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대학입학고사에 참가해야 한다. 입학고사 성적과 면접 성적에 따라 학생을 모집하는데,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전공학과에 직접 입학해야 해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2013년 중국과기대 소년반은 40명, 시안교통대는 130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3000~4000명에 달해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인기에는 학력중심의 문화 외에도 소년반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가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과기대는 2008년 열린 소년반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서 30년 동안 총 1220명의 영재를 모집했고, 이 중 1027명이 졸업해 935(91%)명이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발표했다. 또 종양(鐘楊) 중국과기대 교수, 위안루이시(袁睿翕) 칭화대 교수 등 중국내 학술계 석학들과, 구오위안린(郭元林) 즈광(紫光)그룹 회장 등 상계 유명 인사들이 소년반 졸업생임을 자랑했다.

해외로 진출한 졸업생도 적지 않아 1978년 11세 나이에 소년반에 입학했던 장야친(张亚勤)학생은 미국으로 유학해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백년 역사상 가장 젊은 엔지니어가 됐고,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부회장과 중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고 했다.

시안교통대 역시 소년반 졸업생들의 박사과정 진학율이 9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소년반 졸업생들의 이런 성과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공 사례와 반대로 재학 중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성격장애를 원인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도 있다. 갑자기 사찰로 출가해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초대 소년반 졸업생 닝보(宁铂)와, 성격장애 때문에 다년간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던 간정(干政) 등은 소년반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규모는 작지만 소년반을 둘러싼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중국 아카데미 위원인 차이쯔싱(蔡自興) 둥난대 교수를 비롯한 일부 학자들은 “영재 아동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엄격한 대학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제도”라며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인만큼 하루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에서도 소년반을 운영했었으나 어린 학생들에게 알맞은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수년 후 폐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과기대는 “영재학생들은 단순히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 특별한 교육수요를 갖고 있는 소비자”라며 “이들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재교육이기 때문에 30년간 학부모와 사회의 인정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학 소년반과 함께 그 밑바탕이 되는 중고교 소년반 역시 논쟁대상이 되고 있다. 베이징시(北京市) 제8중학교, 장시성(江西省) 제1고교, 난창시(南昌市) 제10고교, 장쑤성(江蘇省) 천일고교, 신샹시(新鄕市) 제1고교 등 중고교들에서 소년반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그 졸업생들이 대학 소년반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과기대 학생과 책임자 양이잉(杨义英)은 “현재 중국사회에서는 영재 학생들을 위한 특별교육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이 있다”며 “소년반을 형식으로 하는 영재교육의 타당성에 관해서 더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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