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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책 읽어주기의 놀라운 힘

류혜경 전남 옥천초 교감

독서지도로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
어휘력 향상…도서대출도 3배 늘어


전남 옥천초는 여느 농어촌 소규모학교들과 마찬가지로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 수가 줄어 폐교를 걱정하던 학교였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 수가 2배 이상 늘었고 전교생도 150여 명에 달해 ‘폐교 위기’는 옛말이 됐다. 이 중 절반은 읍 지역에서 옥천초의 우수한 프로그램을 보고 찾아온 경우다. 류혜경 교감이 고안한 ‘다둥이 언어세상 이야기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제58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 후보에 올랐던 류 교감의 연구 ‘BOUNCE! 프로젝트 안에서 피어나는 다둥이 언어세상 이야기’는 철저히 그의 경험과 필요성에서 우러나온 연구였다.

“우리학교는 1학년 40명 중 16명은 1호 버스를 타고 8시 10분에 등교하고, 나머지는 30분 후에 도착합니다.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아침 돌봄 대책이 필요했어요.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들의 요구사항 1위가 바로 독서교육이더라고요.”

류 교감은 “수업 전과 방과 후까지 담임교사에게 부담을 안길 수 없어 직접 나서기로 했다”며 “프로그램을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장교육연구대회 참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아침 책읽어주기로 뇌를 깨우는 아침 돌봄, 책 읽고 독서토론의 기초를 다지는 오후 돌봄, 문자 배움이 느린 아이들을 집중 지도하는 저녁 돌봄을 계획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고안한 데는 류 교감의 교사시절 경험이 배경이 됐다. 그는 “1학년은 집중시간이 짧아 자율적인 독서가 어려운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무척 좋아했다”며 “책 읽어주기는 소설을 읽으면 어렵지만 그 내용을 드라마로 보면 이해가 쉽듯 혼자 읽을 때보다 읽어주면서 설명을 곁들일 때 훨씬 이해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책 읽어주기로만 끝내지 않고 미리 그날 지도할 낱말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뜻을 생각해보도록 지도했다. 또 읽어준 후에는 배운 낱말을 넣은 짧은 글짓기를 해 학생들의 어휘력 확장에 힘썼다. 류 교감은 “2학기 국어 시험에 ‘제시한 낱말을 넣어 짧은 글짓기’ 유형의 문제를 의도적으로 출제했더니 아침 돌봄 16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정확하고 유창한 답안을 제출했다”며 “책읽어주기 활동이 어휘력 확장에 도움이 됐음을 알 수 있는 결과였다”고 말했다.

오후 시간에는 글쓴이와 줄거리를 알아보는 ‘생각 열기’, 물음에 답하며 책 내용을 정리하는 ‘생각 키우기’, 친구들과 토론하며 ‘생각 펼치기’, 그림을 그리거나 느낀점을 쓰며 ‘생각 정리하기’의 4단계로 구성된 ‘생각 쑥쑥’ 독서활동지를 개발해 적용했다. 독서와 토론의 기초를 다지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류 교감은 “프로그램 운영 후 도서 대출권수가 지난해 57권에서 올해 196건으로 3배 이상 급증해 관리자의 관심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며 “하루 일과 중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이 바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여러 명의 자녀를 의미하는 ‘다둥이’는 학생들을 따뜻한 엄마품으로 지도하겠다는 것을 의미해요.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을 또랑또랑한 눈으로 듣고 질문하며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연구를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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