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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사자성어로 교육읽기> 일주막전(一籌莫展)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을 학교폭력이라고 한다. 학교폭력의 대상자는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학생들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학생의 교사 폭행이 5년 전 45건에서 작년 85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폭언이나 욕설 또한 2500여 건으로 5년 사이 두 배가 늘었고 심지어 성희롱은 80여 건으로, 30여 건이었던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련의 사건은 비단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다.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기치아래 학생인권조례가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서울과 광주 전북 등으로 확산됐다. 교권 또한 보호 받아야 된다는 취지에서 2008년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 2012년에 교권보호 종합대책이 마련됐고 다시 2015년 12월 말에야 일명 교권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문제는 아무리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교권을 보호하는 법이 마련돼도 학생과 교원간, 교원과 학부모간의 각종 폭행사건들이 없어질 거라고 믿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왜일까? 학생과 교사간의 문제는 법이나 조례로 정해지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것은 학교라는 공간의 특수성과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일방적인 사회 문제의 범주와는 상이한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절망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一籌莫展(일주막전)’.

산가지(莫) 하나도 쥐여놓지 못한다는 뜻으로, 어떤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계책 하나 내어 놓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籌)는 옛날, 계산에 사용했던 나뭇가지를 말한다. 즉, 속수무책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도 쓰인다.

문제가 있으면 대책도 있는 법이니 나 또한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나름대로의 대안을 생각해 본다.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교사 문제인데, 교육자의 자질 중 으뜸은 인격이다. 사랑과 정으로 학생을 대하고 스승의 책무를 몸과 마음으로 새기면서 진정성 있는 교육으로 인격을 다해 가르친다면 제자들은 그런 선생님을 존경한다. 존경하는 선생님을 폭행할 제자는 없다.

그럼에도 교사의 인격을 파탄 내는 폭언과 폭행, 성추행 등을 하는 학생에게는 지금보다 더 엄격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 학생에게 수치와 모욕, 그리고 폭력을 당하는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그저 참고 견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것은 학교의 체면과 학부모로부터의 원성, 나중에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교육자로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미명 때문일 것이다. 즉 사건을 쉬쉬하며 덮으려는 학교의 잘못된 관행, 학생 사랑과 장래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가벼운 징벌이나 선처로 유야무야 시키는 잘못된 처사가 학생들의 교사 폭행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만들었다.

‘一籌莫展(일주막전)’이 아니고 모든 국민들과 정부,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 좋은 방안을 찾아내는 ‘千慮一得(천려일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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