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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학생 도박의 심각성

‘돈내기 게임’ 경험률 약 40%
폭력‧절도 등 2차 범죄 우려
예방교육, 치유서비스 위해
학교-전문기관 협력 나서야

‘청소년 도박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상당수 성인들은 ‘아이들이 도박을 하나요?’라고 되묻는다. 어른들은 도박이라고 하면 일명 하우스에서 큰 돈을 거는 화투나 카드, 카지노나 경마 같은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청소년 도박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박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돈이나 그에 상응하는 가치 있는 것을 거는 모든 행위(청소년의 경우는 ‘내기’의 의미)를 뜻한다.

그런 면에서 청소년 도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있다. 작게는 운동경기 내기부터 학교나 집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뽑기 기계, 고무딱지치기, 짤짤이, 판치기와 같은 일상적 내기는 물론 온라인게임 상에서는 일명 ‘현질’이라고 불리는 아이템 구매도 도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온라인게임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뽑기 형태의 구매행위로 3개월간 무려 7000만원이나 사용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충격을 줬다. 이처럼 게임의 아이템 판매에서도 도박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불법 인터넷 사행게임 형식의 도박까지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 스포츠, TV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놓고 불법도박을 하는가 하면 사다리게임처럼 1분 안에 승부를 내는 경우도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게임을 하다 보니 피해 또한 더 크다.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인 도박을 경험하며 비뚤어진 승부, 재미, 성취 등을 맛보게 되면 성장하면서 더 잦고 더 심한 도박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당한 노력보다 행운만 좇게 돼 노동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도 해치게 된다.






청소년 도박은 학교 부적응, 정신적‧금전적 피해, 대인관계 붕괴 등을 넘어 범죄로까지 연결돼 삶을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 도박으로 용돈이 떨어지게 되면 솔직히 이야기 할 수도 없고, 결국 거짓말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는 등 2차 범죄로 발전하게 된다. 실제로 도박과 관련한 학교폭력, 인터넷 상거래 사기, 절도 등의 문제가 속출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 중 청소년의 평생 돈내기 게임 경험률은 남학생의 경우 44.0%, 여학생도 39.9%에 달한다. 전북·광주의 경우는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소년들을 도박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조벽 교수의 ‘창의적 교수법’을 추천하고 싶다.

청소년에게 ‘도박하지 ~마! 게임하지~마!’ 하는 방법은 도박문제 예방을 위해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조 교수의 제안처럼 ‘알고 있다’와 ‘할 수 있다’로 접근해야 한다.

즉, 청소년들에게 도박은 어떤 것인지, 내기를 게임으로 즐기다 어떻게 도박중독으로 전개되는지를 정확히 알게 해줘야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도박 경험이나 문제를 드러내 함께 논의하고 극복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사의 역할은 더 없이 중요하다. 편견 없는 토론과 예방교육만이 아이들의 도박 중독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전문기관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여러 프로그램도 활용하길 제안한다. 전국 10개 지역센터에서는 유·초·중·고와 대학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박문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박 상담과 치유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경험하고 있는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와 전문기관이 긴밀한 협력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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