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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실천적 통일교육 필요한 때

지난 5일 전국 각지에서는 제94회 어린이날을 기념해 다채로운 축제와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은 마음껏 꿈꾸고 뛰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굶주림과 억압 속에 살아가는 북한 동포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우리의 어린이날이 마냥 즐겁지 않은 것도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 학교 기독나눔동아리 ‘컴앤씨(Come & See)’는 이런 상황을 통감하며 이번 어린이날에 우리들만의 즐거움이 아닌 북한 아이들을 돕는 뜻 깊은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해 만들어진 동아리는 밴드, 연극, 문예팀으로 나뉘어 그동안 공연 등을 통해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북한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작년에는 여름방학을 하루 앞두고 개최한 나눔콘서트가 지역 방송을 타고 소개돼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값진 경험을 이번 어린이날에 발휘해보자고 마음을 모은 것이다.

어린이날로 모두가 들떠있던 2~4일, 아이들은 학교에서 차분하게 ‘사진전시회’, ‘힐링카페’, ‘나눔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전시회에서는 북한 아이들의 실상을 알리는 10여점의 작품을 게시하고, 직접 만든 아이스 자몽주스와 어묵을 판매해 모금활동을 전개했다.

첫째 날 아이들의 정성과 사랑에 감동을 받은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은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에 동참해 200여 잔의 아이스 자몽주스가 불과 10여분 만에 다 팔리기도 했다. 둘째 날은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면서 악천후가 연출됐다. 하지만 아이들은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준비한 주스와 어묵이 모두 동나자 서로 격려하기까지 했다.

어린이날, 북한 친구들 도우려
전시‧콘서트 마련한 고사리 손들

작은 불꽃이 온 산을 태우듯
소박하지만 삶처럼 실천하는
자발적, 지속적 통일교육 시작해야


나눔활동을 통해 마음이 풍성해진 아이들은 컴앤씨 밴드의 공연에 맞춰 함께 어울리며 어린이날을 자축했다. 함께 손을 마주잡은 아이들,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얼싸 안은 아이들의 모습에서 ‘언젠가는 북한의 아이들과도 부둥켜안는 날이 오겠지’ 하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 이번 일로 사랑을 나누는 아이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욱 고무적인 일은 아이들의 활동이 단발에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동아리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낀 졸업생들은 상급학교로 진학해서도 자발적으로 ‘북한어린이돕기’ 학생자율동아리를 개설했다. 그런 영향으로 올해 도내 학교에는 관련 동아리가 무려 21개나 생겼다고 한다.

지난해 말 통일교육협의회가 대학생들의 통일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응답이 45.4%에 달했다. 반면 ‘반드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 대학생은 13.5%에 불과했다. 초‧중‧고 12년 동안 직‧간접적으로 통일교육을 받았지만 상당수 학생에게 통일은 그저 ‘불필요’한 것일 뿐이었다.
이런 현실은 학생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학교 현장의 통일교육이 정말 효과적이었는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지극히 이론적이거나 일회성의 체험행사로는 통일의식이 형성될 수 없다. 지식은 실천돼야 하고, 실천은 삶이 돼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학생자율동아리 활동을 통한 실천적 통일교육은 널리 확산돼야 한다. 자발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한 동아리 활동은 그 파급력이 무한하다고 본다. 작은 울림이 큰 파장을 만들어내고, 아주 작은 불꽃이 온 산을 태우듯이 소박하지만 실천적인 통일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북한의 친구들을 위해 고사리 손들이 준비한 특별한 어린이날이 곧 우리의 현실이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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