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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英, 교원 부족으로 학교 폐쇄 위기까지

애버딘시 134명 부족…8개월 새 2배 증가
수익 높은 업종에 몰리다 불황에 지역 이탈
웨일스, 교생 880명 목표에 553명만 신청

영국의 일부 학교가 교원 부족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애버딘시의 경우, 교원이 정원보다 134명이나 부족해 시의회가 일부 학교 폐쇄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젤라 태일러 애버딘시 교육위원회 의장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여름 방학 이후에 교원 부족 사태가 심각한 학교들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애버딘시의 높은 물가와 정유·가스 산업의 위기가 교원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애버딘시의 교원 부족 현상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정유·가스 산업이 호황일 때는 수학·과학·기술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수익이 높은 에너지 관련 업종으로 몰려 교직 정원을 채우기 어려웠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정유·가스 산업 불황에는 대량 실업으로 인구 이탈이 발생하면서 교사 부족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에너지 관련 업종에서 지난해 8만 4000명이 직장을 잃었고 올해 말까지 추가로 4만 명이 정리해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산업계 종사자의 배우자나 가족인 교원도 함께 이 지역을 떠나면서 교원 부족 사태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8개월 사이에 부족 교원은 두 배가 늘어 134명에 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정리 해고된 에너지 업종의 우수 인력을 교사로 이직할 수 있도록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직 훈련 기금을 활용해 이들이 과학이나 기술, 수학 등의 교과에서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교원 양성 훈련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비 교사 수를 늘리고 교직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 5100만 파운드(약 847억원)를 투입했다”며 “교직으로 이직을 유도하는 것도 효과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원 부족 사태는 애버딘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덤프리스갤러웨이 주 등 스코틀랜드 북동부 지역도 교원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의회에서 교직으로 진입할 경우 집값을 낮춰주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웨일스 지역에서도 중등 교원 실습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정부 목표는 880명이었지만 단지 553명이 교육 실습을 시작했다. 웨일스 지역 교원 노조 관계자는 “중등학교 교육 실습생 자리의 40%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과중한 업무로 교직에 들어서려는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웨일스 지역의 교원 수급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영국의회가 교원부족 사태를 점검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4년 연속으로 교육 실습생 확보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정부가 교원 부족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2010년 이후로 1만 3100명의 교원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당수 임시 교사나 비전공 교사로 채워지고 있는 학교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학교 관리자협회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등학교의 3/4이 해당 교과를 전공하지 않은 교사에게 수업을 요청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위원회는 “학교 현장의 관리자들이 겪고 있는 교원 부족 실태를 파악해서 향후 3년간의 교원 양성과 수급 정책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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