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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석·박사 교직 입문 시 보수 혜택…우수 학생 유인 고심

아세안 국가의 교육은) 말레이시아

필자가 지난해 3개월간 말레이시아 초등학교에 파견돼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왜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교사가 되려고 하냐’는 것이었다. 우수한 교사 양성에 관심이 높은 말레이시아는 한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 한국의 교육 제도를 참고해 우수한 학생을 교직으로 이끌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학교 제도

유초중등 학제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상급학교 진학 시험이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대학교 입학까지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이 존재한다. 심지어 병설 유치원에 재학 중인 학생의 경우 소속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진학시험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유치원은 1년 과정으로 만 5세에 입학하며 초등은 6년 과정(의무교육), 중등은 5년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초등 6학년이 되면 말레이시아어, 영어, 수학, 과학을 평가하는 UPSR이라는 진학 시험을 치른다. 여기에 학생이 재학하는 학교에 따라 중국인 학교는 중국어 시험, 인도인 학교는 인도어 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에 대한 부담은 우리나라 대입 스트레스와 비견될 정도로 상당하다. 실제로 필자가 파견됐던 학교는 6학년 학생을 소위 ‘시간을 뺏기는’ 각종 학교 행사에서 언제나 열외시켰다.

중등 5학년 때는 수학, 과학, 영어, 말레이시아어, 역사 교과에 대해 SPM이라는 시험을 치른다. 종교에 따라 이슬람교나 도덕 시험이 추가된다. 상급학교 진학시험은 교육부에서 주관하며 전국에 공통된 문제가 출제된다.

교육 환경의 두 번째 특징은 종교적·문화적 다양성이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인(50.1%), 중국인(22.6%), 인도인(6.7%)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각각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만 재학하는 학교, 모든 민족이 재학하는 학교가 국·공·사립 형태로 존재한다. 여기에 국교인 이슬람교의 교리를 배우는 종교 학교와 특수학교, 실업계 학교가 있다. 종교 학교가 의무인 일부 주(州)를 제외하고는 입학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실업계 학교는 중학교부터 선택 가능하고, 일반계 중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실업계 고등학교를 입학할 수 있다.

각 교시 마다 쉬는 시간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중간에 20분 내외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따로 쉬는 시간이 없다. 대부분의 학교는 교실 부족 등의 문제로 2부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학년~ 6학년이 수업을 하고, 이후에 1~2학년 학생들이 오후 6시 30분까지 수업을 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여름 방학은 따로 없고, 11월부터 12월까지 한 달간 겨울방학이 있다. 구정이나 라마단, 독립기념일 등을 이용한 단기 방학이 잦다.

▲교원 제도

교사 양성 과정 역시 우리나라와 상이하다. 우리나라처럼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교로 명칭이 분리돼 있지 않고 모두 교육대학교로 통칭한다. 다만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교육 과정에 차이가 있다. 한국과 달리 말레이시아 초등교사는 전공을 선택해 발령받은 후 전공과목을 주로 가르치게 된다. 교육 과정은 5년 6개월 동안 진행되고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나라 학사에 해당하는 학위가 주어진다.

우리와 같은 임용시험은 따로 없다. 교육대학교를 졸업하면 정부의 교사 채용 사이트에 개인 정보를 올리고 가고 싶은 지역을 3군데 고른다. 이 정보를 가지고 정부가 면접을 보고 발령을 낸다. 통근시간이나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해 발령 지역을 협의할 수는 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유능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교사 양성 시스템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고 있다. 교직 경력을 시작하기 전에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면 높은 보수를 주고 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은 높은 편이다. 2011년 말레이시아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교사는 주당 평균 57시간을 근무한다. 보통 주5일 근무지만 토요일,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동아리 활동 수상결과나 학생들의 진학시험 성적, 특색 사업 등 학교 성과가 좋으면 ‘우수학교(High Performing School)’라는 인증을 받게 되다보니 학교장의 주말 근무 요구가 더 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수업에 할애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4~2.9시간 정도다. 이는 수업 준비 시간, 각종 평가 채점 시간 및 상담 시간을 제외한 수치다. 교사들은 이외에도 동아리활동, 학부모 상담 등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특히 학교생활에서 동아리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동아리 대회를 준비하는데 상당 시간을 보낸다.

교사들은 교직 근무 외 활동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다. 대부분의 교사가 퇴근 후 과외로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낮은 처우가 우수한 인력의 교직 진입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사들이 은퇴시기를 55, 56, 58, 60세 중 선택해 계약할 수 있는 점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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