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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박남기의 마음 나누는 교수학습법> 교수님 강의가 싫어요!

교사 대상 연수를 하던 중 쉬는 시간에 한 선생님이 다가오더니 내 강의가 싫다는 말을 했다. 어지간해서는 강사 면전에서 싫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싶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이 계속 앉아서 듣기만 하는 연수가 힘들어서 쉴 요량으로 뒤에 앉아 정신 스위치 끄고 수면 자세로 앉아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자꾸 강의에 빨려 들어가 잠을 잘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숙면을 방해한 내 강의가 싫다는 농담을 했다고 했다.

최근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이 주입식으로 매도되면서 주로 이 방법에 의존해왔던 교사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강의법’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강의식 수업을 비판하며 학생주도형, 참여형 교수법을 소개할 때 강사가 쓰는 교수법도 주로 강의법이다.

강의법은 일제 학습을 특징으로 하므로 새로운 이론이나 원리 등을 소개해야 하는 대형 강의에 적합한 기법이다. 하지만 강의법을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면 학생들이 졸게 되고 학습효율성도 떨어진다. 향후 2회에 걸쳐 강의법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스티브 잡스는 매 10분마다 짧은 동영상을 포함시키거나 게스트를 초청하는 등 강연 세팅을 바꾸어가며 청중의 집중도를 유지시켰다. 지속적이고 강한 자극 속에서 자라온 스마트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설명 일변도의 강의법에만 의존할 경우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강의법은 교사 주도의 설명식 수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의응답을 받고, 복습과 연습을 시키며, 오류를 수정해주는 등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도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 주도적 직접교수법은 넓은 의미에서 모두 강의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수업이 공연처럼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졸게 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배우도록 하는 강의 기법을 몇 가지만 소개한다.

수업을 시작할 때 국민의례와 비슷한 의식을 거행하는 선생님이 있다. 미국 최고의 교사로 뽑힌 해리 왕 선생님(중학교 과학교사)은 먼저 미소를 교환하며 출석을 부르고, 학생들이 수업에 임하는 ‘우리의 선서’를 제창하면 이어서 선생님이 수업에 임하는 ‘나의 선서’를 한다. 이어서 과학의 노래를 제창하고 수업을 시작한다. 이는 현실의 여러 가지 가면을 내려놓고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가면을 쓰도록 돕는 활동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교실이라는 학습공간으로 마음도 함께 데려오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학생이 생각할 기회를 갖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교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학생들이 이해를 시도하는 것도 일종의 생각하는 활동이다. 수업 중 학생들의 사고 활동을 유도하는 기법으로는 △교재 내용의 핵심을 미리 예측해 적게 한 후 이를 실제 내용과 비교하도록 하는 생성활동 △가르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묻고 답하는 질의응답 △배운 내용을 회상하며 적거나 말로 이야기하도록 하는 인출활동 △배운 내용과 관련된 주제를 함께 토론하는 소집단 활동 등 다양하다.

칙센트미하이 교수에 따르면 미치도록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은 몰입(flow)을 경험하는 것이다. 학습활동이 몰입 활동과 최대로 비슷해질 수 있도록 재설계할 때 학생들은 학습에의 몰입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주어진 학습 과제가 학생의 주의를 완전히 잡아끄는 도전적인 것일 것, 학생이 감당할 만한 수준의 것일 것, 그리고 각 단계마다 학생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것 등이다(더 구체적인 것은 http://goo.gl/6tnedR 참고).

학생들의 힘에 붙이는 어려운 내용일 경우에는 높은 곳에 오르기 힘들 때 계단을 만들어주듯이 과제를 잘게 나누고 단계별로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과제 수행 결과에 대해 즉석에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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