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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교개방 방관 의혹’ 서울교육청 학부모에 몰매

18일 조례 개정안 설명회 ‘성토장 돌변’ …성난 민심만 확인
“시교육청 모호한 태도에 불만…반대해야 하는데 오히려 홍보”



“학교 무서워서 이제 우리 아이 못 보냅니다. 서울교육청은 학부모들에게 아이를 홈스쿨링 하라고 내모는 겁니까. 등교 거부까지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 엘리트로 여겨졌던 현직 검사장도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마당에 시민의식을 믿으라는 게 말이 됩니까. 아이들 안전을 헐값에 팔아넘긴 교육감을 믿을 수 없습니다.”

서울교육청이 18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학교개방조례개정안 설명회’는 학부모들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교원, 일반시민 등을 포함해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에서는 자녀의 안전이 걸려 있는 학부모들이 조례 폐기 피켓시위까지 벌이며 충돌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9일 시의회가 학교개방조례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교육청이 무기력하게 대처한 데 이어 재의 요구마저 포기한 채, 지난달 29일 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것에 대해 2만명의 반대 서명을 제출하는 등 반발해왔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서 시교육청 측이 주어진 30분을 10여분이나 넘겨가며 학교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불만은 극에 달했다. “그런 사소한 것까지 교육청이 정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냐”, “교육청이 막아야 하는데 왜 이해시키고자 하느냐. 시간이 아깝다” 등 장내는 학부모들의 고성으로 가득찼다. 당황한 시교육청은 이후 설명들을 건너뛰고 부랴부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부모들은 교육청 거세게 비판하며 성난 민심을 드러냈다.

A학부모는 “학생과 학교를 위해 일하는 교육청이 이런 조례가 통과되도록 뭐했는지 궁금하다”면서 “학생 안전보다 생활체육인을 위한 교육청을 이해할 수 없고 세월호 교육감이라고 자처했던 것도 취소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B학부모는 “교육청이 왜 재의 요구를 안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부모들을 우습게 여긴 것에 대해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겠다. 이제 교육청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직원들의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이재완 대진여고 교사는 “시교육청이 얼마 뒤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의 지적이 두려워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용식 하늘초 행정실장은 “바뀐 조례에 따르면 강당 사용료가 반토막으로 줄고 샤워실을 100명이 이용해도 3만원만 받아야 하는 등 비현실적”이라며 “학교가 공공요금을 추가 부담하면 학생 교육활동이 타격을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시교육청 간부들은 “조례 통과를 못 막은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분 의견에 공감하지만 조례는 통과시켜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에 참석 학부모 대부분은 설명회가 끝나기도 전에 집단 퇴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주체들의 반발이 부담스럽지만 수정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금 공포한 조례대로 이행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며 “학부모들이 가장 우선으로 요구하는 조례 폐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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