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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 것은 인생을 사는 것이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사람이 지나다닌 수많은 길들이 있다. 그것들이 ‘올레길’, ‘둘레길’로 이어져 사람들의 발길로 생명을 되찾고 있다. 순천에는 봉화산 둘레길이 있다. 이 둘레길의 시작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이 접근하기 좋은 곳에서 시작하면 된다. 목적지를 정할 이유도, 가야할 거리를 정할 필요도 없이 걸으면 된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 길 위에도 수많은 삶이 쌓이고, 추억이 쌓이고, 역사와 시간이 쌓일 것이다.

이곳 순천이라는 도시도 시간이 쌓이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주변도시 광양과 순천에는 인접 공업단지가 있어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다 더 좋은 자녀 교육을 추구하고 평온한 생활을 하겠다고 모여들어 주변에는 아파트 건물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아파트 넘어로 강이 흐르로 순천만이 펼쳐져 있다.


 인간이 걷는 길은 겸손하고 부드럽다. 자연에 순응한다. 강을 건너지도, 계곡을 뛰어넘지도 않는다. 강과 시내를 따라, 들판의 가장자리로, 산등성과 계곡을 따라 꾸불꾸불 돌아가고 비껴간다. 곡선이다. 길은 길로 이어진다. 아무리 작은 길도 가다 보면 큰길과 맞닿고, 큰길도 어디쯤에서는 작은 길로 바뀐다. 막다른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 역시 이런 ‘길 위의 날들’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빠른 길도, 느린 길도 있다. 어느 하나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인생에는 둘 다 필요하니까. 다만 늘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남들보다 한 걸음이라도 앞서려고 곧은 길, 넓은 길, 빠른 길만 선택하자고 강요하지는 말자. 발길 닿는 대로 걷는 느리고 좁고 굽은 그 길 위에도 인생이 있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길이 있어 그 길을 걷는다”라고. 이를 인생에 대입하면 인생이 있어 살아간다는 얘기다. 아니다. 인생도, 길도 우리가 걸어가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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