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기황후로 본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딜레마

인류 역사상 가장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13~14세기의 몽고 제국, 우리 역시 그들의 말발굽에 짓밟힘을 당했다. 몽고의 강력한 힘에 고려는 속국의 지위에 머물러야했다. 왕족은 볼모로 잡혀가고, 많은 백성들이 타향으로 끌려가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야 했다. 혼란의 시기에 여인들의 삶은 더욱 비참하였다. 공녀로 끌려가는 것으로 부족해 고려로 돌아오면 화냥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또 다른 차별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역사는 분명 우리에게 어두운 과거이며 슬픈 기록이다. 비록 잊고 싶은 아픔의 기억이라 할지라도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비슷한 궤적으로 반복되는 인류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영광의 역사보다 오히려 그 반대의 일들을 곱씹으며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끊임없는 성찰의 과정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몽고의 간섭기는 우리 역사 교육에서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다시 살아난 기황후
이전까지 몽고의 간섭기를 역사 교육에서 다루었던 내용은 ‘삼별초의 항쟁’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최근 드라마를 통해 ‘기황후’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려 출신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가 황후가 되었던 입지전적의 인물인 기황후. 그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황후의 자리에 오른 후 37년간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며 원나라의 대 고려 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원의 무분별한 공출을 억제하였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고려 내에서 기씨 가문의 득세로 인해 혼란이 야기되고 원의 내정간섭이 심해졌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이처럼 하나의 역사적 사건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공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사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는 데 있어 이러한 접근은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역사물이 다양한 매체에서 콘텐츠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객관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하고 교육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대중들의 기호를 무시한 채 콘텐츠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치한다면 객관적 사실을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통시성과 공시성을 동시에 고려한 접점을 찾아 아이들에게 제시해준다면 깊이 있는 탐구를 유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역사 돋보기
몽고는 일곱 번에 걸쳐 고려를 침공한다. 국호와 왕권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몽고의 수도였던 북경과 지정학적으로 근거리였고, 일본을 침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됨에 따라 수없이 많은 내정간섭을 받게 된다. 우리 인적, 물적 자원을 빼앗아 가는데 그 중에서 공녀 차출은 더욱 가혹하게 이루어졌다. 하층민은 물론이고 귀족의 여인들도 공녀 신분으로 끌려가 궁녀나, 원나라 귀족의 첩으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원의 권력자, 고려인 기황후 _ 기황후도 공녀 신분으로 원에 가게 된다. 고려 출신 환관의 주선으로 황실의 궁녀가 되어 다례(차를 따르는)를 담당하다가 황제인 순제의 눈에 들게 된다. 대청도에서 귀양 갔던 순제는 고려에 대한 애착이 컸던 것으로 추측된다. 본래 황후였던 타나실리의 핍박을 받았지만, 순제에게 반란을 일으킨 타나실리의 실각으로 더욱 크게 총애를 받게 된다. 적통 몽골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황후에 오르지 못하다가 아들 아이유시리다라를 낳고 황후로 책봉된다. 이후 영민한 움직임으로 재정과 군사 분야를 장악하고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한다. 고려인인 기황후의 영향으로 고려의 자주권을 지킬 수 있었고, 공녀 징발이 폐지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몽고풍, 고려양 _ 문화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환경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문화는 유기적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문화의 가변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몽고풍과 고려양이다. 어느 한 쪽의 문화가 일방적으로 전파된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준 것이다. 이러한 자료는 문화의 융합과 소통과 관련된 학습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당시 몽고의 문화가 현재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 우리의 문화를 분석하여 순수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유입 문화, 그리고 융합 양상에 대해 확인해보는 활동이 가능하다.

대몽 항쟁 _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