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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육개혁 패러다임과 방향 탐색

학교현장과 전문가에게 듣는다


‘5·31 교육개혁 재조명’ 3차 포럼


한국교육행정학회와 한국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9월 5일 한국교총에서 ‘새로운 교육개혁 패러다임과 방향 탐색-학교현장과 전문가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5·31 교육개혁의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개혁의 패러다임과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가 ‘교육개혁을 위한 새 패러다임 탐색’을 주제발표하고, 교육과정, 인성교육, 교원정책, 학교운영위원회 등 9개 분야에 대한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실력주의 사회, 밝은 점 찾기 전략 등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주창된 이날 주제발표와 분야별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

교육개혁을 위해 던져야 할 바른 질문
1. 실력주의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인가?
실력주의와 학벌에 대한 오해
우리 사회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실력(능력)주의 사회가 구현되면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고, 대입경쟁도 완화되며, 우리가 꿈꾸는 보다 정의롭고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 것, 학교가 경쟁심을 조장하고 있다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1958년에 <실력주의 사회의 도래(The Rise of Meritocracy)>라는 책을 썼던 마이클 영에 따르면 지금 우리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과도한 경쟁, 교육전쟁, 학벌, 사회 양극화 등은 실력주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나타난 것이 아니라 역으로 과도한 실력주의가 가져온 폐해이다.

만일 개인의 실력을 공정하고 타당하게 측정할 수 있고, 거기에 따라 대학, 직장, 재화(명예, 부, 권력) 수준이 결정된다고 할 때 그 사회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를 상상해보면 마이클 영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한 실력주의 사회에 사는 개인들은 사회가 실력의 잣대 삼고 있는 그 무엇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승자가 거의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배한 사람은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는다면 그 경쟁은 전쟁처럼 치열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객관적인 시험을 통해 공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직장이 졸업한 대학과 학과를 실력의 잣대로 삼다보니 해당 대학과 학과를 향한 경쟁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었다. 즉, 학교가 경쟁을 조장한 것이 아니라 학교가 실력주의 사회의 극심한 경쟁의 장으로 사용된 것이다.

만일 학교가 경쟁을 조장한다는 가정 하에 아이들에게 경쟁 없는 교육을 시킨 후 극단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력주의 사회로 내보내면 그 아이들은 숲속에서는 행복할 수 있지만 사회에서는 불행해지는 타잔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 학벌이라는 것도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특정한 대학과 학과로 몰리게 된 결과 그들이 세력을 형성하여 만들어졌다. 현 정부가 주장하듯이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 사회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실력주의 사회가 타파되어야 학벌이 타파되는 것이다.

신(新)실력주의 사회 구축
실력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실력주의 사회가 만드는 그림자를 없앨 수 없다. 하나의 대안은 신실력주의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실력주의 사회는 실력과 대학 및 직업 배분 사이의 연결 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는 줄이는 사회이다. 누진소득세, 저소득층 조세감면제도, 상속세, 기부문화 확산 등을 통해 근로의욕은 유지시키면서도 직업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제도적·사회 문화적 보완장치가 마련된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가 바로 신실력주의 사회이다.

신실력주의 사회가 되어 누구나 어느 정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보장된다면 부모들은 자녀를 무작정 입시경쟁에 몰아넣지 않을 것이고, 학생들도 지금보다는 자유롭게 자신의 적성을 찾아 원하는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주위 친구들을 시기하거나 경쟁상대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실력을 통해 더 많은 사회적 재화를 창출하도록 장려할 것이다.

실력주의 사회라는 나무에서는 과도한 타인과의 경쟁, 교육전쟁, 학벌, 학교교육 파행, 갈등, 사회 양극화라는 열매가 열리는 반면 신실력주의 사회라는 나무에서는 최고가 되기 위한 자신과의 경쟁, 학교 교육정상화, 상생, 공존사회라는 열매가 맺힐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실력주의 사회를 지향하고 있고 극단적인 실력주의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학교혁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개혁의 지향점
신실력주의 사회를 구축하는 데 큰 걸림돌이 있는데 그것은 실력을 갖춘 개인들이 자신이 실력으로 얻는 재화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교육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사회구성원들이 신실력주의 사회 구축에 공감할 뿐만 아니라 앞장서도록 유도할 수 있도록 유치원에서부터 모든 학생들의 마음에 ‘상생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학교가 해야 할 것은 훗날 자신이 획득한 사회적 재화 중에서 자신의 노력이 아닌 신에게서 받은 능력에 상응하는 부분은 사회로 환원하도록 교육시키는 것,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차이를 인내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희생과 봉사 그리고 나눔의 정신을 가진 사회지도자를 배출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신실력주의 사회 구축에 관심을 갖고 사회가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며, 교육계도 학교 교육을 향한 경쟁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바로 깨달을 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제안되는 각종 교육개혁안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교육개혁안을 마련할 때 우리사회가 실력주의 사회인 까닭에 나타나는 문제와 교육이 잘못하여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구분하여 타당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이 원인이 아니라 실력주의 사회가 원인인 것을 교육정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육까지 해를 입게 될 것이다.

‘제4의 길’에 비추어본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현주소

하그리브스와 셜리(Hargreaves & Shirley)는 <학교교육 제4의 길>(2009)에서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가 제시한 제1의 길에서 제3의 길을 토대로 그동안 교육개혁을 분석하고, 이 분석을 토대로 제4의 길을 제시하였다. 이 글에서는 제4의 길을 토대로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현주소를 분석해보고 향후 추진해야 할 학교교육 혁신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1. 과거의 교육 패러다임
제1의 길은 국가의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교사의 자율성이 넘치며 혁신이 일어나긴 했지만 일관성이 부족한 길, 제2의 길은 시장주의, 교육표준화, 교사의 자율성 상실, 제3의 길은 시장주의 장점에 국가의 풍부한 지원을 결합하여 교사가 자율과 책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한 길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 길을 넘어서는 길이 제4의 길이다. ‘제1의 길’에서 ‘제4의 길’에 이르는 교육적 변화를 간략히 정리하면 <표1>과 같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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