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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프게 기억된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사람은 그 뭔가를 사랑한 부피와 무게만큼 산다/그 만큼이 인생이다//..." -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중에서


사랑은 심장이다

이제 빈 주소가 되어버린 방에 주인 잃은 열쇠가 이리저리 뒹굴고 있다. 표현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떠나버린 사랑을 그리워하고 가슴 아파한다. 그 사랑을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쿵쿵거리며 사그라져 가는 기억 저편에 있는 촛불을 일렁이게 한다. 이제 희미해져 가는 기억 저편의 아름다웠던 날이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미련을 갖고……. 또 그 사랑이 나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나를 조금만이라도 기억해 주기를 소망하며 그 사랑을 그리워한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랑,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사랑, 그래서 잊으려 발버둥 칠수록 더 생각나는 그 사랑이 내 가슴에 머물러 있다. “사랑은 분명히 변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명제 앞에서 가슴이 무너진다. 이처럼 아프고 시린 것이 사랑이라면 나는 분명히 떠난 사랑을 위해 그 만큼은 살았다고 생각한다. 사랑에는 상식이 필요 없다. 사랑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은 자신의 심장이다. 그래서 사랑은 열정이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심장을 내어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 사랑이 깨지면 가슴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나의 사랑 루살로메!(Lou Andreas-Salome)
이젠 내 곁을 떠난 니체(Nietzsche)의, 릴케(Rilke)의, 프로이트(Freud)의 연인 같은 사랑이여! 나의 사랑을 남성 편력의 팜므파탈(femme fatale)로 보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순수한 모순”을 찬양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세월 동안 널 진정으로 사랑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자아>를 찾아 날 떠난 사랑의 순수한 모순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릴케가 루 살로메에게 바치는 헌정시가 내 마음을 말해준다.

“내 눈빛을 꺼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고/내 귀를 막아도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날 사랑하면 할수록 아프다고…/…”

그래서 울었던 그 사랑이다. 새벽 곁에 그 곁을 떠날 때 한없이 쓸쓸해하던 그 사랑이다. 좋아하는 음식 먹으며 웃을 때 그 사랑의 모습은 아기 천사였다. 사랑이란……. 정확히 정의 내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랑은 미지수다. 사랑은 思量(사량)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사랑의 깊이는 얼마큼 생각하느냐의 양과 비례해서 정해지는 것 이다. 나에게 자신의 모든 정신을 주었던 그 사랑을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바보이다. 나는 날아간 새가 언제든 다시 돌아와 보금자리를 틀수 있는 나무이고 싶다. 나무는 그늘이 되어주고 기댈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주기에 그 사랑을 위해 기꺼이 그런 나무가 되겠다. 사랑은 주인이어서는 안 된다. 사랑은 그 사람을 위해 영원히 종이어야 한다. 그걸 지금 깨닫는다. 사랑이 눈앞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질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 그리움이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 Out of sight, out of mind(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은 맞지 않다. 아주 먼 훗날 그대의 마음이 봄날 같아질 때 그리고 내 마음이 그대를 향한 뜨거움이 아직 사라지지 않을 때 그 아름다운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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