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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행복하면 학생이 행복합니다

곧 ‘민감한’ 스승의 날이 돌아온다. ‘선물 사절(꽃도 금지)’, ‘이벤트 금지(어길 시 벌점 부과)’…. 씁쓸한 가정통신문이 가정으로 배달될 것이다. 어린이날엔 어린이가 축하받고, 어버이날엔 부모님을 섬긴다.

근로자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 넘쳐나는 5월의 기념일 중 ‘주인공’이 축하받지 못하는 유일한 기념일, 스승의 날. ‘스승의 날’ 하루만이라도 축하를 받으면 좋으련만, 그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이다. 그냥 넘어가자니, 왠지 서글퍼진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쓰담쓰담’ 해보는 건 어떨까? “일 년 동안 고생 많이 했다. 난 이만하면 꽤 괜찮은 교사야”라고.

교사는 웬만해선 “힘들다”는 말을 학교 밖에서 하지 않는다.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들도 힘들다. 아니, 요즘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만나는 건 ‘감정노동자’ 못지않다. 가장 분통 터지는 것은 일방적으로 당해도 ‘교사라서’, ‘교사니까’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서 교원에 대한 사회적 예우, 경제적 우대, 교육활동보호를 법률로 정했다고는 하지만 ‘법’이라기보다는 ‘도덕’에 기댄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속편하다. 교사에게 ‘책임’과 ‘의무’만을 강조하는 시대, 개인적 욕구는 숨긴 채 ‘교사’라는 가면을 쓰고 하루하루 힘겨운 학교생활을 버티고 있다.

가르치는 것이 가장 쉬웠어요
교사들이 학교에서 겪는 고충은 생각보다 심하다. 학생, 학부모, 동료교사, 관리자, 교직원 등 상대하는 인적 구조도 복잡하고,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유아에서부터 ‘지킴이’와 같이 퇴직 후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보조 인력까지 만나는 연령대도 폭이 넓다. 게다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생활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스트레스 요인이 곳곳에서 지뢰처럼 터진다. 몸과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지만 ‘교사이기때문에’ 차마 병원이나 상담소를 찾지 못한 채 병을 키운다. 그러는 사이 상황은 악화되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가서 본질은 왜곡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가르치는 것이 가장 쉬웠어요”라고.

학부모와 학생의 교육 서비스 요구와 학생인권에 밀려 ‘교사의 예우’는 명문화에 그치고 있는 지금, 동료교사들이 겪었던 가슴 아픈 사연을 통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일방적인 학부모의 막말, 욕설…. 담임 교체까지 당해야 했던 A 교사
A 교사는 지각한 철수(가명)를 지도하다가 튄 침 때문에 병가까지 내는 봉변을 당했다. 미안한 마음에 사과했지만, 철수는 A 교사가 침을 뱉었다고 주장했고, 철수 부모님은 A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생전 들어본 적이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 일방적으로 욕을 하고 전화를 끊는 학부모의 태도에 어찌해야 할지 난감했다. 교사라는 신분 때문에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비참하고 참담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와 얘기하기에는 부끄러웠다. 괴로운 마음에 병가를 냈다. 그런데 이번엔 일부 학부모들이 담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철수는 학급 임원이었고, 그의 부모 역시 학부모 임원을 맡고 있었다. 결국 이 일이 발단이 되어 A 교사는 담임에서 교체되고 말았다.

교사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학생지도가 너무 어려운 B 교사
교직경력 2년 차인 B 교사에게 용희(가명)는 교장·교감보다 훨씬 크고 무서운 존재이다. 용희는 학기 초부터 다른 아이들과 무리 지어 B 교사를 비웃기 일쑤였다. 수업을 방해하고, 아이들을 선동해서 B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도 그냥 두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사소한 트집을 잡고 욕설과 비난을 일삼았다. 그래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주먹을 썼다. 용희 부모님께 협조를 구했지만, 부모 역시 B 교사를 무능하다고 비하하며 생활지도에 협조하지 않았다.

학생의 성희롱에도 그저 참아야만 했던 C 교사
20대의 C 여교사는 지난해 학생들에게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남학생 몇 명이 스마트폰으로 C 교사의 치마 속을 찍은 후, 영상을 유포했다. C 교사는 학생선도위원회를 열어 잘못을 추궁했지만, 학생들은 “장난한 것 가지고 뭘 그러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학부모는 한술 더 떴다. 학생선도위원회에서 결정된 처분이 너무 심하다며 항의했다. 너무 억울해 학교 측에 도움을 호소했다. 그런데 ‘그만한 일로 뭘 그리 수선을 떠느냐’라는 핀잔만 돌아왔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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