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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내 자신과의 조용한 대화

‘세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거짓도 진실처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집단적 사고에 빠지면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와 다르면 ‘적’으로 간주하고 먹잇감을 찾은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드는 사람들은 간접 살인자들이다. ‘비판적 사고’와 ‘비판하는 사고’는 다르다. 개념 없는 생각을 꺼내놓기 전에 제대로 비판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 나 자신과의 조용한 대화를 통해 생각이 성숙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랑 타령을 한다. 이렇게 사랑 타령하는 이유는 서로의 관념 즉,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사랑은 ‘손잡아 주는 것’인데 그녀의 사랑은 ‘밥 사주는 것’일 수 있다. 내가 내리는 사랑에 대한 정의와 다르다고 그 사람을 욕할 수 없다. 관념의 차이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속에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악의적인 댓글이 넘쳐난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배척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이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며 혼란이 가중되어 갈등이 만연하는 사회가 된다.

한비자(韓非子)의 삼인성호(三人成虎)
물리적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물리적 폭력은 일시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갖고 올 수 있지만 언어적 폭력은 정신적인 피폐를 갖고 온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상징적 폭력의 위험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집단적 사고에 매몰되면 마치 그것이 자연스러운 질서를 갖고 있는 것처럼 정당화됨으로써 그와 상반된 견해를 부정하게 만든다. 집단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지 못한다. 한비자(韓非子)의 내저설(內儲說)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삼인성호란 세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거짓도 진실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집단 패거리의 사유방식에 맞추는 것이 마치 지성인양 그네들의 사고를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수용한다. 자신이 맞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절대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자신의 기분이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두 적이다. 적은 줄여야 한다. 그러니 악의적인 댓글로라도 죽이려 든다. 공격을 받은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놓아 버린다. 악플러들은 간접 살인자이다.

미숙한 생각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저절로 빠지기 전에 잘라낸 사슴의 뿔’을 생각(生角)이라고 한다. 따라서 생각은 완전한 것이 못 된다. 다 자라서 저절로 빠져야 하는 사슴뿔을 다 자라기도 전에 잘라내었기 때문이다. 즉, 미숙한 것이 생각이다. 사고라는 것은 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고의 핵심은 예측에 있는 것이다. ‘나’와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는 언어, 관념(사고)이다. 따라서 ‘나’와 ‘세계’를 관계 지어 주는 것은 인식론적 관계(사고)이며, 내가 관계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 건설적인 미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사고의 훌륭한 기능이다. 그러나 우리는 관계 맺고 있는 세상에 화를 내고 있다. 째진 눈으로 훑어본다. 화는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 감정의 영역이다. 그래서 ‘화’ 즉, ‘분노’는 파괴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이다. 불(火)같은 ‘화’는 ‘독’이 된다. 불교에서는 탐(貪), 진(嗔), 치(痴) 3가지 독이 있다고 본다. 탐(貪)은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것이고, 치(痴)는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진(嗔)은 ‘성을 내다’는 뜻이다. 세 가지 모두 인간에게 해로운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갖겠다는 욕심은 ‘집착’을 갖게 한다. 많은 것을 갖지 못했을 때 화를 낸다. 이 모두 어리석은 것이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아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자각이 필요한 것이다. 분노했을 때 우리는 생각(사고) 없는 즉, 개념 없는 말을 쏟아낸다. 그 결과는 자신에게 불행이 된다. 이런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많은 생각을 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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