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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 포기’ 일반고 학생에게 희망을

성적 우수 학생들, 탈일반고 현상 심각
서울시내 전체 고등학교 318개교 중 특수목적고(과고, 외고 등),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를 제외하면 일반고(자율형공립고 포함)는 202개교, 64%를 차지한다.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일반고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 적지 않은 특성화고로 몰리면서 일반고에는 중하위권 학생의 비율이 높아졌다. 고교 선택제의 영향으로 일반고 사이에서도 지역에 따라 입학생의 성적 격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최근 많은 일반고 입학생 중에는 중학교 내신석차 90% 이하의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따라가고 소화할 수 있는 학생들이 한 학급당 몇 명에 불과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10명 안쪽의 학생들만 데리고 수업해야 하는 교사들은 곤혹스럽기만 하다.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수업을 하루에 6~7시간 교실에서 죽치고 앉아 있어야 할 학생들은 또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일반고에서 행복교육은 정말로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있다.

일반고 교육활동 프로그램 다양화…학생들 호응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살리기’와 ‘일반고 전성시대’를 내걸고 적지 않은 노력과 지원을 하고 있다. 핵심은 일반고 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학교운영비 지원을 확대할 터이니 학교에서 교육과정과 수업 방법을 혁신해서 학생의 희망에 맞게 교육활동을 활성화하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자율형사립고 정상화 및 특수목적고 운영 내실화, 교원 인사제도 개선, 일반고 내 직업교육 활성화, 대안교육 기회 확대 등 가볍지 않은 과제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렇다면 이같은 정책들로 일반고의 여건은 좀 나아졌을까?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이런저런 목적사업비 예산으로 학교마다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부분적인 효과는 있다. 대학 진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좋은 평가가 기록될 수 있고, 학교 수업에 전혀 관심 없는 학생들도 학교가 마련한 대안교실에 참여하면서 결석과 지각이 현저히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그동안의 지원책으로는 그 효과가 너무 부분적이고 미미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일반고의 문제는 우리 사회 교육 전반의 문제와 얽혀 있고, 교육의 문제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엉킨 실타래의 모습을 보인다. 교육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실현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찾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적극 추진해야
첫째, 특성화고를 확대하자. 대학 진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일반고에서도 대책이 없다.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3년을 버틴다 해도 대책 없는 졸업일 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입시교육이 아니라 폭넓은 직업교육이다. 중학교 3학년 때 특성화고를 지원했다가 떨어져 일반고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다. 일반고에서 보내는 무기력한 3년 보다 그래도 적성에 맞는 특성화고에 다니는 것이 학생 개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같은 취지에서 일반고 학생들에게 직업교육 위탁교육과정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일반고에서 대학 진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직업교육 위탁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각종학교나 기술계 학원에 가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문제는 위탁교육이 주로 3학년 때 이뤄지는 바람에 자격증 취득에 실패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일반고에 진학했지만 국·영·수 위주의 교과수업에 도통 능력과 관심이 없다면, 2학년 때부터 바로 직업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위탁교육과정을 하루라도 빨리 확대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공립 대안학교는 왜 없는가? 현재 고 1학생들은 2000년에 출생한 아이들이다. 이들은 20세기의 교사들이 도저히 지도할 수도, 통제할 수도, 심지어 대화 조차 힘든 대상이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중구난방, 천방지축인데, 획일적인 교육과정으로 똑같은 수업에 똑같은 평가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인구 절벽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빈 교실, 빈 학교 건물이 속출할 전망이다. 교육 당국은 그곳에 공립 대안학교들을 가급적 많이 설립하여 학생들에게 정말로 특성화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교사 평가권 보장…교실 수업 개혁을
첫째, 제2고교평준화 정책을 선언해야 한다. 1974년에 실시된 고교평준화 정책은 40년 이상 지나오면서 거의 와해되었다고 본다. 특목고·자사고·특성화고·자공고 포함 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고교 서열화 체제가 고착된 것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구조조정하여 대폭 정비하고, 특성화고는 확대시켜 일반고 중심의 수평적인 교육과정 다양화 정책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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