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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

5교시, 점심을 먹고 돌아온 아이들의 식곤증(食困症)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질문 하나를 던졌다. "얘들아,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단어가 뭐니?" 내 질문에 아이들은 "독서, 단풍, 하늘, 엽서, 운동회, 여행, 소풍이요"라고 이구동성(異口同聲) 답했다.

 

인터넷 시대, 점차 외면 받는 독서
 
예상대로 가장 먼저 말한 단어는 독서(讀書)였다. 가을 하면 연상되는 것이 독서라는 사실을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책 읽는 아이들을 찾아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연간 독서량을 물어봤더니 아이들은 평균 다섯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한 권도 읽지 않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 아이들 대부분은 무료한 시간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보낸다고 했다. 책을 보면 잠이 온다는 변(辨)을 늘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모르는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모두 알 수 있다며 구태여 책 읽을 필요가 없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어떤 아이는 단지 생활기록부 독서활동에 적으려는 방편으로 책을 읽는다고 해 나를 당황하게 했다.
 
이렇다보니 책을 읽고 싶어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독서를 안 하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학교와 교사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인터넷 문화에 빠져 책 읽는 국민이 갈수록 줄어드는 현재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게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몫이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제안할 것들이 있다.
 
우선 학교 차원에서 별도의 독서시간을 배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어 나눠주고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그 시간에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독후감 대회와 독서 토론 대회 등을 개최해 우수 학생에게 시상하고, 여건이 된다면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 교내 백일장 대회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독서 관련 프로그램이나 축제를 소개, 홍보해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것도 좋다. 때로는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해 문학세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책과 가까워질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 가정에서는 무조건 책을 읽으라고 다그치기보다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백일장 대회에 가족 모두가 참여해 보는 것도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학교, 가정의 환경 조성 노력 중요
 
그다지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의 경우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나 영화를 먼저 보게 한 뒤 책을 읽게 하고 책 내용과 드라마, 영화 속 내용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를 준다. 그리고 다른 내용이 무엇인지 찾아보게 한 뒤 작은 선물을 주면 아이는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될 것이고 책 읽는 재미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도 꽤 오래다. 그러나 이 수식어가 주는 의미는 책 읽는 사람만 알 수 있으리라. 교정 벤치에 앉아 책 읽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지도 오래된 것 같다. 각박한 세상일수록 여유를 가져야 할 텐데 그 여유를 책을 읽으며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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