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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청탁금지법 발효 한 달, 사회와 학교의 변화

어렵지만, 국민적 동참과 격려로 함께 가야

일명 김영란법으로 지칭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이제 청탁금지법이라는 정식 약칭으로 부르게 됐다. 이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입법 발효 시행 초기인 현재 농어민, 음식점, 상인 등 각계각층에서 불만이 팽배해 있다.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다. 국회에서는 이법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오랜 관행과 관습도 큰 장애물이다.

이법의 발효 한 달, 지난 한 달 동안 청탁금지법을 바라본 시선은 엇갈린다.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일었다. 어렵기는 한 현실이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로 바라보는 경향이다. 교원들은 이전보다 오히려 편해졌다는 응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 잘못된 법으로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지만, 청렴한 사회와 학교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법 발효 시행 출발은 우려했던 것보다 긍정적이라고 하겠다.


우선 우리 사회의 갑을 문화(甲乙 文化)에 일대 변화를 가져 왔다. 권력을 가진 갑()의 행동 양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으로 엮인 네트워크 사회인 우리 현실에서 일면 매정한 면이 없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청렴을 위해 함께 가야 할 길이다.


청탁금지법은 을()의 치열한 삶의 방식까지 동시에 무너트렸다. 초기에는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를 잡기 위한 법이 서민들을 삶으루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법 제정의 취지와는 달리 양측을 함께 어렵게 하지만 차츰 자리를 잡을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의 찬성론자들은 우리 사회 부패 지수를 낮추고 청렴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해 불가피한 법률이라는 견해다. 반대로 지나친 통제로 사회활동을 위축시킨 과잉 입법이란 비판 역시 만만찮다. 정상적인 우리 생활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악법이라는 비판도 있다


청탁금지법이 규제하는 대상이 워낙 많은데다 법률과 기준이 모호하고 각 사안, 사례별로 해석도 다양하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역효과는 선물 문화, 요식업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점심 문화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만, 주류를 동반한 저녁 회식 문화는 송두리째 바뀌었다. 일부 공기관의 구내 식당에서 요일별로 문을 닫아 인근 요식업체를 돕고 있지만 역부족인 형편이다.

일명 청탁금지법은 지난 3년에 걸친 지난한 입법 과정에서 원안과 상당 부분 달라졌다. 제안 당시에는 '부정청탁, 금품수수, 이해충돌' 금지였다. 그런데 입법 과정을 거치면서 '이해충돌 금지'가 삭제됐다. 이해충돌 방지는 공직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다.

입법 과정에서 적용 대상도 달라졌다. 입법을 맡은 국회의원들은 부정청탁의 15가지 유형을 세세하게 적시했다. 하지만 결국 '선출직 공직자, 정당·시민단체 등이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가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민원청탁을 받을 수 있게 뒷문을 열어둔 셈이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 교묘하게 제외된 것이다. 이법이 추후 반드시 보완돼야 할 조항이다.

청탁금지법이 비판받는 이유는 규제가 불확실하고 과도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사교·의례이고, 어디까지가 사회 관습이고 상규의 기준인지 모호하다. 그러다 보니 법 적용 대상자들이 허용된 3,5,10만원 가액에도 벌벌 떨고 있다. 이런 행동 양식이 이법 취지와 역방향으로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한 달, 청탁금지법 발효 시행은 맑고 깨끗한 우리 사회를 위해 함께 달려왔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은 아직 미완의 법이다. 완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국민적 동참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민들은 자꾸 바뀌는 매뉴얼에 우왕좌왕이다. 국민권익위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이 정답도 아니다. 문의 빗발치지만 법원의 판결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물론 추후 개정 입법 과정에서 법의 내용과 적용 대상을 입법 취지, 우리 사회 현실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 국민들 특히 적용대상자들도 법망을 피하려고만 할 게 아니다.


결국 냉철하게 판단하면 청탁금지법은 국민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사회, 학교의 청렴 문화 정착을 위해서 함께 준수해야 한다. 현실과 맞지 않고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 사람들이 많지만 먼 미래를 보고 함께 가야 한다. 학교에서도 교직원들이 이법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준법에 앞장서야 하며, 학부모 계도, 학생 교육에도 수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 법이 현재는 고통스럽지만, 먼 훗날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들이 위대한 국민이고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 모두 함께 격려하고 준법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청탁금지법 발효 초기인 이즈음에 조선 시대 관리들이 서로의 집 방문을 금지한 분경법의 철저한 시행으로 황희, 맹사성 같은 청백리(淸白吏)가 청렴 국가 경영의 버팀목이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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