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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미국 영재교육현장을 찾아서 6

세인트 존슨 퀸즈 유니버스티 안녕


새벽 빗소리와 자동차 소리에 눈을 뜬다. 오늘은 세인트 존슨 대학 마지막 날이다. 월요일부터 오가는 길이 교통체증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지나침 속에 뉴욕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연수생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아침 7시 뜨거운 물에다 누룽지를 불려 식당으로 간다. 바나나와 요구르트로 간단하게 속을 챙긴다. 출발 시점 뉴저지에 비가 멎어 다행이다. 뉴욕시 워싱턴 다리를 건너며 빗속에 졸고 있는 맨해튼 빌딩 숲이 희미하다. 세인트 존슨 대학 그린에 도착하자 갑자기 비가 거세진다. 우산을 가진 사람은 먼저 강의실로 가고 나머지는 우산이 준비될 때까지 버스 안에서 기다린다. 5달러를 주고 우산을 산다. 이 우산 역시 중국산이다. 일상생활에서 중국 물건이 빠지면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실감 난다.

오전 강의는 간학문적 접근을 통한 창작 프로젝터 발표 계획 구성이다. 분반하여 강의실로 이동한다. 3반이 인문사회 창작반이다. 과학 1반에 속했다가 결국 창작반으로 옮겨 간다. 모둠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맵을 구성하다 보니 강의실 밖이 환해진다.

정오를 지난 시각 발표를 위한 큰 방향과 틀을 계획하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마지막 날이라고 조석희 박사가 현지에서 준비한 우리 맛을 그대로 옮긴 정성 들인 한식메뉴이다. 오랜만에 쌀밥과 명태 코다리 조림으로 밥 같은 밥을 먹으니 살 것 같다. 사람의 욕구 중 먹는 욕구가 충족이 안 되면 불만이 생기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 있을 땐 출근 시각에 쫒길 경우 물에 밥 말아 먹고 가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이제 돌아가도 밥이나 반찬 투정은 하지 말아야겠다. 점심 후 주어진 휴식시간 쏟아지는 뉴욕의 햇볕과 대서양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그린을 걷는다. 비 온 뒤라 더 깔끔하고 상큼하다. 이제 이 정경도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적셔온다. 그새 많은 정이 들었다.

오후 2시부터 한 시간가량 최종 발표준비를 한다. 드디어 조당 3분의 시간을 정하여 처음 모인 강의실에서 발표가 시작된다. 여기 모인 사람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영재담당 교사들인 만큼 멀티기질이 그대로 나타난다. 

마지막 조의 발표가 끝나고 조석희 박사의 도움 말씀이 이어진다. 박사는 "기존 프로그램에 수정이 들어간 것도 있고 처음 구성한 것도 보인다. 조금 더 변화를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이어서 우수 조 시상과 수료증이 수여된다. 

특이한 점은 연수생 개개인에게 수료증을 수여하는 모습이다. 대표만 정해 수여하는 우리의 모습과 사뭇 비교된다. 여기에는 개개인 모두 수고했다는 이루어 냈다는 의미와 격려의 모습이 숨어 있다. 마지막으로 연수결과에 대한 전반적인 성과와 부탁이 주어진다. 

핀란드 교육이 우수한 것은 바로 우수한 사람들이 선생님이 되어 그렇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주된 이유다. 이번 연수를 통해 여기 온 선생님 모두 우수하기에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비전은 희망적이다. 그리고 영재교육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과 자부심을 갖고 인재를 양성해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고 그 인재가 다시 재능을 사회와 국가에 환원하는 모습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또한, 영재교육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일꾼을 키워 내는 것이 영재교육의 다른 목적이다. 조석희 박사의 응원 메시지를 끝으로 강의실을 나온다. 그리고 조별, 반별, 전체, 지역별 기념촬영이 햇볕 싱그러운 칠월 하늘 아래 이루어진다.

그동안 정들었던 연수 장소를 뒤로 아쉬움 발걸음을 옮긴다. 연수를 도와준 한국인 3세 학생들을 위해 조그만 기념품이나 마련했으면 좋으련만 후회가 된다. 연수를 받은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뉴욕시 세인트 존스 퀸즈 유니버시티(St. John's Queens University)다. 손을 흔들며 안녕이란 말을 남긴 채 그린을 빠져나온다.

아침에 왔던 길,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워싱턴 다리를 건너며 안녕이라는 말을 허드슨 강에 뿌려본다. 저녁은 오후 7시경 뉴욕시 한인 타운에서 해장국을 먹는다. 국물이 라면 맛 같다. 저녁을 먹고 한인 타운 거리 풍경을 본다. 여느 한국 도시의 거리에 온 것 같다. 간판, 지나는 사람, 여행객 등 대부분 아시아계다. 지구촌 어디를 가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공동체를 형성하고 뿌리를 내리려는 생존의식은 같음을 알게 된다. 모든 힘은 개인과 개인이 서로 뭉쳐야 발휘된다.

오후 8시경 다시 소나기가 쏟아진다. 약간의 교통체증이 있었지만 삼십 여분 만에 돌아온다. 이제 오늘 밤이 이 숙소의 마지막이다. 내일 아침 체크아웃을 위해 짐 정리를 한다. 짐을 쌀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만 있으면 되는데 왜 불필요한 것을 모으려고 하는지 욕망의 끝없음에 실망을 한다.


힘든 한 주의 일정이었다. 하지만 내일부터 이어질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과 하버드대학 방문, 보스턴과 워싱턴 D. C. 의 문화체험을 기대하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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