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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인연의 힘,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
인연(因緣)의 인(因)은 ‘말미암다’를, 연(緣)은 ‘묶다’의 의미이다. ‘너와의 묶일 만한 일로 말미암은 것’이 인연이다. 불교에서 인연은 직접적 그리고 간접적 원인이 있어 만나는 것이다. 즉, 직접적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인 원인인 연(緣)이 어우러져 어떤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카르마(karma)이다. ‘카르마’는 업(業)을 의미한다.


업은 ‘짓는다’는 의미로 몸(身)으로서, 입(口)으로서, 뜻(意)으로 ‘짓는’ 즉, 이루어지는 말이나 동작, 생각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몸을 조심해야 하고 입을 조심해야 하며 뜻을 온전히 해야 그 인과(cause and occasion)를 온전히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많은 사람과 끊임없이 인과로 맺어져 있다. 그래서 영어의 인연은 ‘tie’로 ‘관계, 매다’ 이다. 누군가와 새로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도전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에 대해 모두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믿는다는 것(信)은 그 사람(?)의 말(言)에서 나오는 진정성을 의미한다. 사무엘 E. 키서는 “믿음이란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며 과감한 모험”이라고 말한다. 내가 너를 사랑하기에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립고 그리워 다시 만날 날, 이 순간이 다 지나고 다시 보게 되는 그 날’(이선희의 <인연> 가사 중)을 위해 온힘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연의 힘이다.


믿음(信)이 없는 인연은 악연
스타니스로프 렘(Stanislaw Lem)은 ‘믿음이란 절대 필요한 동시에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다(Faith is, at one and the same time, absolutely necessary and altogether impo ssible)’라고 강조했다. 믿음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완전한 믿음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절대 위기에 처해 있다. 믿음은 올바름(義)을 실현하게 하는 동력이다. 올바름은 사람을 바로 서게 하는 요체이다. 인간이 바로 선다는 것은 인간이 만든 조직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조직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내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너에 대한 믿음 또한 없는 것이다. 내가 나에 대한 믿음이란 나의 올바름(義)을 행하겠다는 의지를 의미한다.


따라서 나와 너의 관계에서 신의(信義)가 없는 것이고, 신의의 붕괴는 인간관계의 붕괴요, 조직의 괴사를 의미한다. 신의는 사무사(思無邪)에서 오는 것이다. 즉, 마음이 올바르고 그릇됨이 없어야 한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자공(子貢)이 스승 공자(孔子)에게 정치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족식(足食) 즉, 물질적 자본이 풍부해야 하고 족병(足兵) 즉, 인적 자본이 풍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백성이 나라를 믿어야 한다는 민지신(民之信)을 이야기했다. 자공이 세 가지 중 빼도 무관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제일 먼저 병(兵)을 빼고 그다음으로 식(食)을 뺀다고 한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체는 믿음(信)이라고 보는 것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즉, 믿음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라는 영화 속 대사가 귓가를 맴도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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