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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코이카 몽골 봉사현장을 다녀와서

2013년 8월 4일부터 8일까지 몽골 코이카 봉사 현장을 다녀왔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약 3시간 만에 칭기즈 칸 공항에 도착했다. 호텔까지 이동하는데 대부분 비포장도로가 많아서 '덜커덩'거리며 달리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60~70년대 상황을 연상케 했다. 물 부족 국가라 그런지 배수시설이 안돼 있어 우리 일행이 방문했던 이틀간 내린 약간의 비에도 도로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차량 이동이 불편했다.

몽골에서도 석유가 생산되지만, 가공을 못해서 중국이 가져간다는데 석유정제 기술이 으뜸인 우리나라가 몽골 석유가공 산업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차창 밖으로 보니 아파트를 한창 짓고 있었고 우리나라 자동차들이 즐비했다. 

몽골은 연 강수량이 우리나라의 5분의 1수준인 250mm로 심각한 물 부족국가였다. 칭기즈 칸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절대로 농사를 짓지 말고 가축을 키워라"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교통체계가 잘 안 돼있고 운전자들도 교통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교통체증이 심각한 것이 문제였다. 성인문자 해득률이 97.4%로 문맹률이 낮고 자원이 풍부하여 리더십이 탁월한 지도자가 나와서 올바른 정치를 한다면 몽골의 발전은 무궁무진하겠다는 기대를 가져봤다.

KOICA 몽골 사업소에서는 주로 몽골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정부 정보 통합 센터를 건립하고 도시 개발과 농업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국토의 2/3가 사막으로 사막화 진행과 급격한 도시화로 쓰레기 매립 문제가 심각했다.

둘째 날은 야르막 물 홍보관에 관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파견돼 물의 생성과정과 물 절약을 홍보하고 수도 계량기를 지원해주고 있었다. 몽골은 댐이 없어 지표수가 없다고 한다. 울란바트르에 120만 명이 거주하는데 40만 명만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80만 명은 하루에 7ℓ로 세수하기도 힘들 정도라고 한다. 

코이카 몽골 사업소에서는 몽고의 수도인 울란바트르 아파트의 기계실의 열교환기를 교체해 뜨거운 물이 나오게 해줌으로써 유목민의 전통가옥인 게르에 살던 사람들이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할 수 있도록 해 대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게르는 상수도가 보급돼 있지 않아서 우물에서 물을 퍼서 손만 씻는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셋째 날 방문했던 고아원에서는 주먹밥을 먹고 마실 물이 없어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몽골인들의 60%가 게르에 거주하고 있는데 나무나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다.

셋째 날은 버비스트 고아원을 방문했다. 이 번 여정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일 것 같아 큰 기대를 했었다. 주먹밥도 만들어 먹고 색종이 접기, 색칠하기, 풍선 놀이, 배구 등을 하면서 고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 아이들의 또랑또랑한 눈동자와 티 없이 맑은 표정에서 전혀 고아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초콜릿을 주면서 "감사합니다" 란 말을 알려주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세 살 정도의 아이는 내 무릎에 앉기도 하고 엎어달라고 재롱을 부렸다. 좀 나이를 먹은 아이들은 강남 스타일과 젠틀맨 춤을 추었는데 동작 하나 하나가 정확하고 멋이 있었다. 이 아이들에게도 공부를 해 사회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그런 환경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넷째 날은 테렐지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이동 중 비포장도로의 충격이 워낙 커서 엉덩이가 아플 정도였다. 몽골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선결 과제가 도로 포장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았다. 테렐지 국립공원 입구에서 ‘어워’를 보았다. ‘어워’는 우리나라의 ‘서낭당’으로서 이곳을 세 바퀴 돌면서 돌을 쌓아놓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어워’를 보고 있자니 어릴 적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학교에 가려면 꼭 서낭당을 지나가야했었는데 배고픈 시절 서낭당에서 정성을 드리고 명태 대가리나 고수레 떡을 놓고 가면 그 것을 서로 먹겠다고 정신없이 뛰어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테렐지 국립공원으로 이동 중에 보았던 바위산은 마치 한 폭의 병풍을 보는 듯 한 절경이었다. 말 타기 체험을 했는데 발에 힘을 주어서 발목이 아팠다. 말이 안 가고 서있거나 천천히 가면 "추"란 말을 사용했는데 "추"는 ‘어서 달려라’라는 뜻이었다. ‘허럭’이란 요리는 양고기를 감자와 당근을 넣고 푹 삶은 것으로 감칠맛이 났다. 그 맛을 정확히는 표현할 수는 없지만 고소한 우유 맛에 목 넘김이 부드러워 먹기가 참 좋았다.

다섯 째 날은 몽골 영양 개선 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은 한국의 With와 결연해 설립됐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서 몽골인의 식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칭기즈 칸이 전쟁에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이동을 잘 했고 말린 고기 등 먹을 것을 전시에 잘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곳에서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심각한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해 식생활 교육도 진행하고 있었다. 3명중 1명(38%)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1년에 6000명 정도 사망을 한다고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만성질환 고위험 군이 많은데 5명중 1명꼴이라고 한다. 음식을 짜게 먹고 야채나 과일을 적게 섭취하고 지방이 많은 육류를 즐기는 식습관이 원인이라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학교 급식 시범 운영 사업을 펼쳐 아이들이 학교에 밥을 먹으러 갈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었다.

몽골의 보건소는 보건소 내에 입원실이 있다는 게 우리나라와 달랐다. 보건소에는 열흘간 무료로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오후에는 수흐바타르 광장과 자이승 전망대 그리고 이태준 기념관을 방문했다. 몽골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버비스트 고아원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코이카 봉사단원들이 몽골 곳곳에서 맹활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희망이 있는 나라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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