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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적 선수로 성장해 어려운 사람 돕고 싶어요"

[응원하라 2016-꿈을 향해 달리는 아이들-完]

경민비지니스고 임보영 양 ‘금빛메치기’ 구슬땀
명실상부 고교 최강…국가대표 상비군에 ‘승선’
"홀로 뒷바라지 하신 할머니…운동으로 꼭 보답"


여자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는 경기 경민비즈니스고 2학년생 임보영(17) 양의 첫 인상은 다소 의외였다. 분홍색 여드름이 조금 올라온 얼굴에 조용한 말투, 가끔 보이는 수줍은 미소는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운동선수의 면모를 찾기 쉽지 않았다.

13일 오후 경민대 대기념관(체육관)에서 방과 후 운동에 막 돌입한 임 양은 중?고생 선수 100여명의 함성이 가득한 가운데 묵묵히 몸을 풀고 있었다. 조심스레 상대 도복을 잡고 몸짓 하나하나에도 얌전하고 차분한 성격이 드러났다. 과연 도복을 거칠게 휘어잡고 들어 올릴 승부욕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유경훈 감독의 말을 들어보니 "보영이요? 실력은 최고인데 마음이 너무 여리고 착해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래도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임 양의 선한 마음이 기특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실 실력만 놓고 보면 임 양은 명실상부한 무제한급 고교 최강자다.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언니들을 물리치고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우승만 5회, 준우승도 2회를 했을 정도다.
지난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목전에 두고 준우승에 그친 것이 가장 아쉽다는 임 양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여겼는데 하필 그날 몸 상태가 안 좋았고 긴장도 너무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경기 때 가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심하게 하고 하단기술에 비해 상단기술이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아직 어린 만큼 훈련을 통해 약점을 극복하면 세계 제패도 꿈이 아니라는 게 지도자들의 설명이다.

강조후 코치는 "보영이는 실력과 인성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선수"라며 "이대로 성인이 되면 적수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체급에 비해 작은 172㎝의 신장, 체중도 10㎏ 정도 덜 나가는 조건에서도 더 커다란 상대를 무너뜨릴 만큼 임 양은 기술이 뛰어나다. 여기에 몸을 더 키우고 정신력을 강화하면 세계 제패도 문제없다는 것이다.

임 양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준 외할머니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서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얼마 되지 않아 외할머니 손에 맡겨져 지금껏 단 둘이 살고 있다. 손녀 마음에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힐까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돌봐주고 지금의 재능을 발견해 뒷바라지해 온 할머니께 늘 고마운 마음이다. 

임 양은 "힘든 훈련을 버틸 수 있는 건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있는 할머니 덕분"이라며 "운동선수로 성공해서 꼭 보답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합숙비, 대회 출전비 등은 늘 부담이었다. 꿈조차 흔들릴 위기의 순간도 많았다. 그 때 손을 내밀어 준 곳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다. 임 양은 2013년부터 ‘인재양성지원’ 사업의 도움으로 희망을 되살릴 수 있었다. 훈련을 너무 열심히 해 무릎 연골이 닳아 통증을 겪던 지난해에는 재단 후원자인 허일 ‘희망찬병원’ 원장의 도움으로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임 양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훗날 국가대표가 돼 우리나라를 빛내는 것으로 꼭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에 ‘승선’,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국가대표 언니들의 훈련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고 최근 일본 전지훈련에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임 양은 "운동으로 성공하면 내 이름으로 된 재단을 만들어 나처럼 어렵게 자란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은퇴 후에는 대학교수가 돼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는 강연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