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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백두대간의 중심, 산소의 도시 태백여행 1박2일

교직 동료 세 명이 태백으로 12일 여행을 떠났다. 정기적인 모임으로 식당에 모여 이야기하고 식사하는 대신 여행을 택한 것이다. 요즘 가슴에 와 닿은 물질을 소비하지 말고 경험을 소비하라를 실천하려는 것. 모임의 의미를 먹고 마시는 것외에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로 정한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여행이다. 교통수단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버스를 이용했다.

 

사람들은 흔히들 여행을 준비하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앞으로 전개될 여행을 설계하는 것이다. 태백시 관광문화과에 안내자료와 12일 일정을 요청하니 우편으로 안내책자와 팜플렛 한 묶음이 왔다. 관광안내소 직원은 아예 전화로 장시간 상담을 해 준다. 요즘 지자체 관광행정의 적극성을 엿볼 수 있다.

 

수원터미널에서 오전 9시 태백행 버스를 타니 3시간 20분만에 목적지 도착이다. 점심 메뉴는 물닭갈비. 1인분이 6천원인데 실속이 있다. 태백 대표먹거리로는 한우고기, 감자수제비, 나물밥, 순두부 등이 있다. 우리가 먹을 저녁은 한우갈비살이다. 태백에서 한우가 생산 되는 것은 아니고 인근 안동이나 봉화에서 고기를 들여온다고 알려준다. 갈비살 가격은 200g2만8000원이다.


 


우리가 찾은 첫 방문지는 시내에 있는 황지(黃池)연못.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 525km 낙동강의 출발점이다. 하루 5천 톤의 물이 용출되어 1300리 물의 여행을 떠난다. 이곳에서는 황부자의 전설이 내려오는데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교훈을 준다. 눈꽃축제 기간을 맞아 인근에는 각 동()에서 설치한 눈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다음 찾은 곳은 용연동굴(龍淵)동굴. 우리나라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발 920m)한 자연 석회동굴이다. 이 곳 공무원은 태백시의 인구가 5만 명이 채 안되는데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연 11만 명이라고 알려준다. 동굴 길이는 826m인데 관람시간은 4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동굴온도는 7. 동굴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훈훈하다.

 

이곳 문화관광해설사 이명숙 씨는 말한다. “태백은 청정지역이라 여름에 모기가 없고 기온이 서늘하여 열대야가 없다. 그리하여 전국에 있는 각종 선수단의 하계전지훈련장으로 인기가 높다적은 비용으로 여름별장을 장만하는 사람도 있다고 알려준다. 모기, 에어컨, 공해가 없는 여름, 자연이 펼치는 환상의 설경은 고원관광 휴양도시라는 것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했다. 심야전력을 이용하는 모텔을 예약하였는데 방이 설설 끓는다. 내일 산행을 위해 930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1시와 5시 두 차례 잠이 깨었다. 내일의 눈꽃산행이 설레기도 했지만 방바닥은 뜨겁고 천장 공기는 차가우니 낯선 잠자리에 적응을 못한 것이다.

 

아침 6시에 기상, 세면을 마치고 출발을 서두른다. 7시 유일사행 버스는 30분만에 종점에 도착. 유일사 입구에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기온은 영하 11. 하산하는 두 여성에게 어디서 오냐고 물으니 체력이 달려 산행을 포기하고 귀환하는 중이라고 알려준다. 우리는 흔히 도전은 좋은 것이고 포기는 나쁘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준비 안 된 산행은 사고로 이어진다. 겨울철 산행에서 아이젠은 필수다.

 

여기서 천제단까지는 4.0km. 눈길 임도가 이어지는데 시각이 일러서인지 등산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발 한발 내딛기에 숨이 차다. 맑은 공기를 마셔서인지 피로는 금방 회복된다. 그런데 다리 통증이 이어진다. 그러나 설경 감상을 중간에 포기할 수 없다. 유일사 입구 100m부터는 능선으로 이어진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군락지를 보았다. 세차게 부는 눈보라에 전진이 어렵다. 아마도 영하 20전후(?). 두 뺨은 얼고 손가락에 감각이 무뎌진다. 여기서 정신을 잃으면 동사(凍死). 정신을 차리고 걷다보니 장군봉(1,567m)이다. 이어 천제단과 태백산 표지석이 나타난다.

 

주위는 눈안개로 가득차고 가는 눈발이 휘날린다. 카메라를 꺼내 스위치를 켜니 소리가 난다. 기온이 낮아 카메라가 고장이란 말인가? 셔터를 누르니 다행히 작동은 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정상, 대개 표지석과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사람들로 붐빈다. 사진을 찍으려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그런데 등산시각을 서둘렀더니 사진을 찍어 줄 사람들이 없다. 호젓한 산행도 좋지만 사람들은 여럿이 하는 산행은 더욱 즐겁다. 함께 하는 산행이 좋다는 말이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꽃은 마음 속에 담고 드디어 하산이다. 단종비각을 거쳐 망경대를 지나 당골로 내려가는데 이곳은 등산로 경사가 심해 곳곳이 미끄럼 주의 표시가 있다. 태백산 눈꽃축제가 시작날이어서 그런지 단체 등산객과의 만남이 이어진다. 눈꽃축제가 이루어지는 당골광장에 도착하니 1130분이다. 4시간 동안의 산행을 마친 것이다. 여기서 가장 큰 소득은 산소를 마음껏 마셨다는 것이다. 아마도 수명이 5년 이상은 연장되리라는 맏음이다.

 

태백산 눈축제장에는 대형 눈조각 작품이 수 십 점 전시되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맨 위 공간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학교별로 출전하여 만든 작품들이다. 그 아래에는 국내외 눈조각가를 초청하여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눈 조각 작품 옆에는 대형 눈 미끄럼틀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어린이들은 장판지를 깔고 미끄럼 타기 스릴을 즐길 수 있다.

 

교직동료들과의 12일 태백여행.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첫날 1만4000, 둘째날에는 2만4000보를 걸었다. 지금 생각하니 태백산의 아름다운 추억을 여러 장 남겼다. 동료들과 먹을거리, 볼거리, 체험거리를 공유했다. 우리들의 이런 모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얼마 전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소개한 '2016-2017 우리나라 관광지 100선'은 좋은 참고자료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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