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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교사,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

어느덧 2월, 문득 처음 교단에 섰을 때가 떠오른다. 잔뜩 긴장하고 들어선 교실. 교감선생님의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중딩’들이 가득한 교실에 혼자 남았을 때 머릿속이 멍해졌다. 적지에 떨어진 포로가 느끼는 공포감이 바로 이런 것이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첫 수업. 시선을 어디에다 주어야 할지 모른 채, 준비해간 지도안의 내용 중에서 어떤 것을 가르치고 어떤 것을 놓쳤는지 모른 채 오로지 가르치는 수업으로 45분을 보냈던 것 같다. 그 첫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 시간이 무척 길었던 것 같다. 확실한 것은 학생들도 내 수업이 몹시 길게 느껴졌을 것이란 사실이다. 중딩의 집중력 크기로 미루어볼 때 신규교사의 45분간 수업내용은 그들에게는 형벌에 가깝지 않았을까? 가끔은 수업내용과 동떨어진 이야기도 해가며, 아이들의 관심사인 연예인 이야기도 해가며,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았을 터인데 그 당시 ‘신규교사’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도 ‘밀당’ 있어야
담임교사가 되어 처음으로 운영하는 학급경영도 마찬가지였다. ‘신규교사’라는 티를 절대 내서는 안 된다고 꾹꾹 다짐하면서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단호한 목소리로 학생들을 대했었던 것 같다. 내 반 학생이 다른 교사로부터 지적을 받으면 바로 불러다 상담(?)을 하고 속상한 내 맘을 표출했었다. 내 반의 모든 아이가 전부 숙제도 다 해오고, 회신서도 제날짜에 가져오고, 학습준비물도 잘 챙겨오고, 교실 청소 같은 사소한 책임감은 물론 예의도 바르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모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에도 나는 속을 끓였던 것 같다.     


연애에만 밀당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도 밀당은 있어야 한다. 가볍게 아이들의 관심사를 꺼내 들고, 아이들과의 래포(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학급을 이끌어갈 때는 더욱 그러하다. 숙제 여부나 교과서 준비 여부, 날마다 쏟아지는 각종 회신서 제출 여부, 지각이나 무단결과 등 모든 생활모습의 한 단면들을 일일이 다 지적하고 훈육한다면 어떨까? 아이들은 교실이 싫어지고 담임이 싫어질 것이다. 학교에 오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모범적인 아이로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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