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1 (수)

  • -동두천 -1.0℃
  • -강릉 0.5℃
  • 서울 -1.7℃
  • 흐림대전 2.2℃
  • 흐림대구 4.4℃
  • 박무울산 6.3℃
  • 흐림광주 4.3℃
  • 연무부산 7.6℃
  • -고창 4.1℃
  • 흐림제주 6.8℃
  • -강화 -0.6℃
  • -보은 1.5℃
  • -금산 2.3℃
  • -강진군 5.6℃
  • -경주시 4.6℃
  • -거제 7.3℃

교사 위한 전보? 학생 위한 전보?

현대적 학교 교육 제도와 역사를 같이 하는 교원전보는 현재 시·도교육청별 여건과 상황에 따라 교육감이나 교육감의 위임을 받은 교육장이 시행하고 있다. 임용권자는 지리적 요건과 문화시설 보급 등을 고려하여 매년 전보 발령 6개월 전에 새로운 전보기준을 만들어 공개하고 그에 따라 전보를 시행해야 한다.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교원전보제도의 취지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교원전보는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자는 취지이다.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교육주체인 교원들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통한 교원의 질 관리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교원전보를 통해 교원들이 교육활동 시 장기 근무로 인한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학교 간 교류로 학교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새로운 학교 환경과 교직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으로 교원들의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고, 학교는 체제를 일신하며 새 출발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원전보는 교원들에게 안정적인 근무여건을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교원들이 가능하면 근거리 학교와 선호하는 학교에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특성상 가정형편이나 거주지 이전 등의 새로운 전보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와 농·산·어촌이 혼재된 시·도교육청의 경우 전보제도를 통한 순환근무제로 개별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얼핏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라는 두 가지 전보제도의 취지는 서로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은 사기진작과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고, 결국 개별 교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평안함을 주어 학교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측면에서 교원전보의 두 가지 취지는 양극단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신뢰와 공정, 인사원칙은 지켜지고 있는가?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라는 두 가지 전보 취지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둘 중 어느 것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교육제도의 존재 이유라는 측면에서 ‘학교 교육력 제고’가 좀 더 본질적인 취지라고 볼 수 있겠으나, 전보에 대한 대다수 교원의 반응 패턴은 ‘학교 교육력 제고’보다는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을 우선시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이렇듯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에 대한 우선순위 다툼은 여전히 교원전보 관련 논쟁의 중심에 있다. 학교 현장의 교육구성원과 전문가들에게 제기되는 교원전보제도의 논쟁점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적시·적재·적소라는 인사의 세 가지 기본 원칙을 지키는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이상적인 전보는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교원을 필요한 학교에 발령하는 것이다. 근래 교원전보는 출퇴근 편의를 고려한 근거리 배정 원칙이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인식되고 있고, 대부분의 교원도 이에 찬성하고 있다. 여건이 어려운 학교의 교육력 제고를 위하여 그 분야에 능력 있는 교원을 우선 배치하여 그 학교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적재·적소의 인사이다. 교원전보에서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능력 중심의 인사기준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주장이 있다. 전보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이유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도입한 전산 전보가 적재·적소라는 인사의 기본원칙을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둘째, 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고려한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단위학교의 자율책임경영제를 지원하는 전보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 경영상 필요한 초빙교원과 전입요청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여 단위학교가 책무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는데 애로점이 많다는 의견이 있다. 소규모 학교나 여건이 열악한 비선호 지역의 학교가 학교 발전을 위해 능력 있는 교원을 초빙 혹은 전입 요청하려고 해도 제한 규정 때문에 우수한 교원을 충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순환근무 제도의 근간을 흔든다는 이유로 초빙교원과 전입요청의 비율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전보기준이 공정성과 타당성을 확보한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여기서 언급한 공정성과 타당성은 교원, 학교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교원 측면에서는 거주지·근무성적평정·교육경력·가산점 등이 공정하고 타당한지가 문제가 될 것이고, 학교 측면에서는 구역(급지) 구분, 교원 초빙이나 전입요청 등의 규정이 학교 간에 공정하고 타당한지가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서울시교육청* 초등 전보기준에는 본인의 희망·거주지 및 거주 기간·보직교사 경력·서울시 근무 경력 등이 있으나, 전산전보 배정에서는 ‘거주지 및 거주기간’이 전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달리 경기도교육청* 등 시·도교육청은 전보기준을 학교급지(특·갑·을·병)에 따라 점수화한 후 ‘희망지별 전보 순위 명부’에 따라 전보하며, 특구역 만기 근무자 전보는 근무성적평정점 순으로 희망지별 전보 순위 명부를 작성하여 전보하고 있다. 충청북도교육청**도 교사전보 시 최근 2년간의 근무성적평정점도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개별 교사의 근무상황을 점수화하여 학교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기본적으로 경쟁적 전보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와 학생 측면에서는 수요자의 요구 반영이 공정하고 타당한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현재의 전보기준은 교원과 학교의 입장은 고려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넷째, 학생 교육을 담당한 모든 교원에게 동등하게 개방된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학교는 설립 주체에 따라 국립·공립·사립의 3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초등은 대부분이 국·공립학교이나, 중등의 경우 중학교는 20%가, 일반고등학교는 42%가 사립법인*이다. 공립과 똑같이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지만, 사립법인 소속 중등교원은 한 학교에서만 근무하고 정년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간 교류가 제한되어 있고, 사립학교 간 전보는 불가능하다. 임용권자가 다른 공립과 사립의 교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막혀 있다. 또한 다른 사립법인 소속의 사립학교 간 전보도 불가능하여, 법인이 소유한 학교가 한 곳뿐인 단설 중·고교는 자신의 전공이 아닌 과목까지 가르쳐야 하는 상치 교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사립법인의 이러한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교원전보제도로 인하여 오랜 기간 학교를 떠나지 않은 일부 교사들이 타성에 젖어 자기계발에 소홀한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 교육력 우선하는 전보제도 마련을
현행 전보제도는 사회적·교육적 환경 변화를 상당 부분 반영하여 만들었고, ‘학교 교육력 제고’를 주목적으로 교사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감안한 전보 원칙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보와 관련하여 개선의 목소리가 많다. 전보제도의 취지에 맞는 변화와 개선의 방향을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무엇보다도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하는 전보가 좀 더 강화되어야 한다. 다양한 교원전보 변인과 요구가 있지만, 시·도교육청이 전보 계획을 수립할 때는 반드시 전보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교원전보에서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과 함께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능력 중심의 적재·적소 인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근래 정상적인 학사운영과 교원 거주지 이전 등에 불편함이 없도록 매년 2월 초 이전에 전보를 실시하려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노력은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서울 초등 전보와 같이 교원 수의 증가에 따른 편의성 차원의 전산전보는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 기본에 충실한 전보라고 인정받기 어렵다. 개별 교원의 거주지 및 거주기간, 경력 등 단순한 몇 가지 변인으로 그야말로 ‘우연적인’ 전보를 시행하는 것은 학교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을 가질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불가피하게 전산 전보를 활용하더라도 각 학교 및 교원의 여건을 고려하여 적재·적소 배치의 원칙을 위한 수작업 전보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각 학교의 교육 여건에 적합한 능력 있는 교원이 원하는 학교에 가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보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단위학교의 교원전보 관련 권한 및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의 다양화·분권화·자율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지금까지 학교교육활동과 관련하여 대다수 교원의 기대와 소망은 ‘최소한의 정부와 최대한의 학교’이다. 정부와 교육청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는 학교교육의 자양분을 마르게 하고, 결국 학교 교육력을 저하시킨다. 학교 교육의 질 개선과 신뢰 형성을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의 보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교원전보도 시·도교육청의 인위적 규제보다는 단위학교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어려운 학교뿐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도 학교 운영상 필요한 경우, 학교 구성원과 협의하여 초빙과 전입요청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초빙과 전입요청으로 충원되는 교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교감의 전보도 학교 구성원의 요청과 필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전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원전보가 공정하고 타당하게 이루어지려면, 교육공동체인 교원·학부모·학생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전보가 시행되어야 한다. 교원들만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는 전보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교원이 교육적으로나 인격적으로 학생들을 잘 지도할 때, 학부모는 자녀의 성장에 대한 안정감과 학교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다. 학생지도를 잘하는 교사가 전보 제도로 근무 학교를 옮기게 된다면, 학부모는 그 상실감과 아쉬움이 매우 클 수 있다. 이때 학부모나 학생이 원하면 우수한 교원은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후 전보유예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이런 교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공모교장은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최소한 교장·교감·일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자 요구 전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넷째, 국·공립과 사립 간 전보와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교류를 통해 새로운 교원들을 중심으로 학교의 구태의연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새 바람을 일으켜 긍정적인 학교문화 조성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립학교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공립학교와 사학 간 교류를 활성화한다면 공교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학법인도 교원 임용을 교육청에 위탁하여 선발하거나 사학법인 간 임용시험 공동관리 등을 통해 교원 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명백하게 확보해 주기 바란다. 또한 사학법인의 교원 교류가 이뤄지면 상치 교사 해소, 지방 소규모 학교 과원 교사 해소, 교원들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한 의도적인 다양한 경험 제공 등의 순기능이 있으므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교류를 위해 관련자의 의견수렴, 법적인 문제점 검토 등을 거쳐 부작용 예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교원 교류 확대로 사립교원 공립 근무 허용해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한다. 학교조직도 예외는 아니어서, 교원 인사가 학교교육의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다수 교원의 인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전보는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학교 조직의 정상적인 운영과 학교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 교원전보제도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점검하고 보완·개선해 나가야 한다. 어렵지만 교원전보의 두 축인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라는 취지에 모두 부합하는 최선의 전보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교원전보에서 교육공동체이자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전보 대상자인 교원만큼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교육수요자의 교원전보에 대한 참여는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이고, 이는 학교 교육력 제고라는 전보 취지와도 부합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사의 전보제도를 운용함에 있어 학교 안팎의 요구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교원의 역량을 학교 교육에 마음껏 쏟아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와 학교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타당한 전보제도를 운용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