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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걷는 것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오늘 2월 10일은 아침부터 날씨가 쌀쌀하다. 죽도봉길을 오르는 사람들은 10시가 되면 모인다. 일상을 살다보면 힘들어진다. 10여분만 오르면 대숲길을 지나 둘레길에 접어든다. 길평지 바람보다 산속이 더 아늑함을 느낀다. 인사를 나누면서 걷기를 시작했다. 새롭게 만나는 얼굴도 있고, 쉬었다가 오랫만에 얼굴을 보인 회원도 있다. 이런 만남은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다. 봉화산 죽도봉에는 강남정이 자리잡고 있다. 산사의 모습과 비슷하여 어늘 산사 이야기를 되세겨 보았다.


 

어느 산사에 찾아가 머물던 객이 있었는데 어디선가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다. 가위를 찾아 포장된 끈을 자르려고 할 때 노스님이 말씀 하셨다.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것이다.”

포장 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객인은 짜증이 났다.

가위로 자르면 편할 걸별걸다 나무라신다고
속으로 구시렁 거렸지만,

객인은 끙끙 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다.

 

다 풀고 나자 노승께서 하시는 말씀이,

"잘라 버렸으면 쓰레기가 됐을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써먹을 수 있겠지?”

 

그렇게 천진하게 웃으시더니 말씀을 덧붙이셨다.

"잘라내기 보다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인연처럼…"


이보다 더 아름다운 표현이 있을까? 산을 지키는 나무에 비교하면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거목 앞에 서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그리고 인간의 왜소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 인간은 자신에게 조금만 불편하면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 그러나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부모가 자식과 인연을 끊겠다고 재판을 신청한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패악의 길이다. 그런 마음이 발동하거든 걸으면서 생각해야 한다.

 


도중에 휴식을 취하면서 마시는 음료수는 꿀맛이다. 이런 달콤함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 아니다. 산을 걸으면서 얼굴을 찡그린 사람은 발견하기 어렵다. 요즘 같은 정치,사회 상황에선 TV만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 받기 딱 알맞다. 산으로 가라, 그리고 거목과 대화하라. 편백나무 군락지에서 심호흡을 하면 가슴이 열린다. 인생의 또 다른 의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얼키고 설킨 삶의 매듭들 잘 풀어 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걷는 것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마무리는 맛있는 한정식으로 담소를 나누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좋은 인연과 만남으로 멋진 하루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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