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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3여(三餘)를 누리지 못하는 한국인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여유로움'이 아닐까?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서부터 여유를 느끼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가운데 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상당수 아이들은 조기교육을 위해 여유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 모두가 더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분주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부모들은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집을 가져야 하는 욕심때문에 바쁘다. 자녀교육을 위해 과도한 교육비 지출을 하고 있어 어른들은 경제적 여유를 누릴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하는 세 가지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것을 "3여(三餘)"라고 부른다.

농부의 삶을 예로 들면 고된 하루 농사일을 끝내고 저녁 호롱불 아래 식구들과 도란도란 저녁상을 받는 넉넉함이 첫 번째 여유로움이란다. 그런데 이러한 틀을 유지하는 시대가 아닌 것 같다. 모두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다. 앞으로 우리사회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삶은 더욱 팍팍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성장의 정점에 거의 다가선 느낌이 들어 서민들도 더욱 불안을 가중시킨다.

봄부터 부지런히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려 풍성한 가을 걷이로 곳간을 채운 뒤 눈 내리는 긴 겨울을 보내는 충만함이 두 번째 여유로움이란다. 인생의 봄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여유가 없다. 공부에 강요당하는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아침부터 피곤함을 드러낸다. 이러한 모습들은 많은 학교에서 드러난다. 아침부터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정신차리라는 이야기가 무리(?)라고 생각하는 선생님도 있다. 그리고 인생의 겨울을 맞이한 노인들의 삶은 더욱 곤궁해지고 있다.

아들 딸 잘 키워 결혼을 시키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여유로움 속에서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지내는 노년의 다복함이 세 번째 여유로움이란다. 그러나 이러한 여유는 현실에서 느끼기가 참으로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렸다. 이미 우리 나라는 노인들의 노후 준비가 가장 뒤떨어진 나라 대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길 원하며 행복의 기준은 다 다를 수 있다. 비록 행복의 기준은 달라도 여유로운 마음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머리로는 누구나 다 안다. 여유를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틀에 갇혀 있기 쉽다. 그래서인지 배려하는 마음이 그만큼 적다고도 한다. 삼여를 누리기 위한 삶의 틀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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