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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젠 초등교에 어린이집까지 만드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발의…유휴교실에 설치 허용 논란
교원 "교육 활동 저해 우려, 학생 실습공간부터 확충해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교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 본연의 교육 활동에 필요한 여러 실습실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공간을 보육에 사용하려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 A초 교감은 "초등학교 교실은 초등교육의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며 "어린이집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별도 공간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돌봄, 방과후 교실 등 앞서 도입된 정책으로 학교가 교육 외적인 부담을 계속 떠안고 있는 상태에서 0~2세 보육업무까지 부가될 여지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서울 B초 교감은 "이미 초등학교에는 방과후 교육과 돌봄교실 등이 도입돼 공간 확보나 담당인력 배치 등의 문제로 교육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또 다른 역할과 공간 할당을 요구하는 것은 초등교육의 본질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내에 설치된 어린이집 문제로 갈등이 벌여져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 경기, 경남 등에서는 일부 지자체가 학교의 유휴교실을 무상임대해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장이 원장을 겸하는 병설유치원과는 달리 지자체가 임명 또는 위탁한 별도 원장을 두고 학교와는 별개 기관으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운영에 관한 학교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게 관계 학교와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운영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휴교실을 지자체에 무상으로 임대해온 부산 11개 초등교 중 두 학교는 지역 재개발로 인한 학생 수 증가가 예상돼 교실 확보를 위해 어린이집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려다 지역 주민의 반발로 홍역을 앓았다.

또한 부산 C초는 학교에 차를 가져오려는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주차 시설이 비좁은데다 학생 안전도 우려돼 차량 제한이 필요한데, 한두살 밖에 안 되는 아이를 어떻게 걷게 하느냐는 불만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의 한 교직원은 "어린이집 학부모는 학교 눈치볼 이유가 없어 막무가내식 행동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어린이집을 관장하는 상급기관이 다르고, 관계법령이 미비한 데 따른 책임 관리 부담도 크다. 수도권의 D초 교감은 "교내 시설, 안전 등에 관한 사항은 학교장 책임"이라며 "지자체가 운영한다고 해도 교내에서 사고가 나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실 관계자는 “보육 문제 경감을 위해 지자체와 학교가 뜻을 모을 경우 유휴교실을 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이지 절대 어린이집 설치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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