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제언·칼럼

경제교육, 현실적인 통합교육과정으로

경제법칙을 기계적으로 외우는 학습은 무의미하다. “상류층으로 넘어간 돈이 부디 빈민들에게도 낙수되기를 고대한다”는 윌 로저스의 말과 ‘레이거노믹스’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으며 그 과정과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분석하고 비판하려면 초등학교때부터 경제활동 경험과 독서활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낙수효과(Trickle-doun effect)의 정의를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낙수효과가 의미하는 경제정책의 복잡한 이면의 터득은 경험과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처럼 돈을 버는 일과 소비하는 문제, 빚과 저축의 문제를 직접 체득하고 ‘돈’에 대한 관념을 익히면서 ‘보이지 않는 손’은 어떻게 작동하는 지 시장경제를 스스로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경제법칙의 산 교육이다.    

경제학자의 이름과 용어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할애했던 기존의 수업방식은 학생들의 미래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2004년에 읽은 네덜란드 생활수학 관련 논문에 의하면 사각형에 대한 수업을 수학·건축·경제·미술·국어 등으로 완벽하게 통합해 지도한다. 입지조건이  좋은 곳(사회,경제)에 사각형의(수학)에 대지를 선정해 집을 짓는(건축,미술) 과정을 보고서로 작성(국어)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청사진을 찍기도 하고 대지의 넓이를 측정하고 입지에 대한 경제적 조건을 토론하는 등,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병합교육을 하는 우리와 달랐고 시간계획도 달랐다. 열두살의 키라가 가는 은행의 담당 직원은 ‘학교에서 돈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제와 금융에 대해 성인이 되고나서야 초보처럼 익히는 것은 너무 늦다. 스스로 돈을 벌면서 돈을 알고, 수입이 통장이나 카드로 들어가고 나서야 금융에 대하여 익히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학교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통합적 프로젝트 교육으로 진행하면 효과적이리라 생각한다.     

흥부는 무능력하나 착해서 많은 재물을 얻고, 도깨비방망이는 착하기만 한 인물에게 대가 없이 주어진다. 착한 것과 돈은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모방해 도깨비방망이를 얻고자 하는 제2의 인물은 욕심많다고 벌을 내린다. 임금이 내린 볶은 꽃씨가 꽃을 피우지 않자 어떻게든 꽃을 피운 국민들은 정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꽃이 피지않는다고 대책없이 그냥 두기만 한 인물에게는 정직하다고 상을 준다. 

A기업에서 B음료를 만들어 대박이 나면 C기업은 비슷한 D음료를 만드는 것이 시장의 원리이고, 실패를 딛고 제2·제3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처절한 경쟁원리이다. 권선징악이 학습목표라 할지라도 설화교육은 비현실적이다. 독서력이 높은 초등학생들은 설화의 이러한 불합리를 비웃는다. 돈은 속물성을 내포한 것이 아니라 주된 생활원이라는 것, 흥부와 놀부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정당성과 부당성을 토대로 분석하고 토론하는 방식의 수업, 도깨비방망이가 현실적으로 구현된(로또 등) 사례에 대해 조사·발표·토론하는 수업, 5000원을 벌기 위한 목적을 세우고 실천과정을 보고서로 작성해서 발표하는 통합적인 수업은 초등학교에서 가능한 기본적인 경제수업이 될 것이다. 

돈을 부당하게 취하거나 악의적으로 쓰일 때의 문제는 인성교육과 법교육, 도깨비방망이와 로또의 비교분석은 사회학과 심리학 문제로 접근하고, 일확천금의 재산관리는 수학과 금융으로 통합하면 된다. ‘혹부리 영감’ 이야기는 경제적인 조사분석을 할 재미있는 소재가 되는데도 교과서는 권선징악에만 매달린다. 

생활과 밀착되어 있는 경제와 금융, 법률은 초등교육에서부터 진행되어야 하며 구태의연한 교과서의 창의적이지 못한 시스템은 변화가 필요하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흉내만 거듭한다. 학교는 개인의 미래에 대한 직접적인 도움을 줄 때 그 가치를 발휘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