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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리더의 자질

벚꽃 유세 장미 대선이란 말과 더불어 4.12 재보궐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은 자신을 알리는 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양한 홍보 전략을 수립해 자신의 이미지와 공약을 각인시켜 당선을 거머쥐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또 하나의 목표이자 욕구이다.

모든 사람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욕구를 세분화한 대표적인 사람이 임상심리학자 매슬로우인데 그는 자신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욕구 5단계설을 만들었다. 이 이론에서 매슬로우는 최상위의 욕구를 자아실현의 욕구로 정의하고 있다. 이 자아실현의 욕구는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모든 것을 성취하려는 가장 높은 수준의 단계로 사회의 지도층, 리더의 자리에 오르는 욕구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 욕구의 성취를 위해서는 많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진정한 리더나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인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주의 깊은 경청을 통해 사람을 올바르게 보는 능력이다. 경청은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경청을 통하여 현재 겪고 있는 일의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 상황을 다스리고 극도의 위기 속에서도 마음을 잃지 않는 태연히 처신하는 행동으로 이는 앞날을 예견하는 통찰력과 같은 것이다.

오늘날은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로 그 중심에 선 것이 말이다. 사람과의 관계인 만남도 대부분 말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말은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직장과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최고의 무기이다. 

그런데 이 말도 화장하고 성형을 한다. 멋지게 외양을 꾸미고 달콤하게 유혹한 말엔 진실함은 없다. 화장한 말로 지금 당장 위기는 넘어갈 수 있지만 머지않아 진실은 드러나고 그 사람을 파멸로 이끈다. 이런 예는 작금 사회지도층이란 사람 중 막말과 허언 때문에 추락하는 모습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중국 고전 대학에는 ‘한마디의 말이 큰일을 그르치고 한 사람의 힘이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말이 있다. 이는 합당한 말로 나와 상대를 높이는 품격과 상황을 다스리고 사람을 가르치는 나를 다스리는 경청이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임을 반증하고 있다.

두 번째 상대를 배려하고 나를 낮추는 겸손의 마음가짐이다. 사람은 만남과 헤어짐이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개인과 개인 간의 좁은 만남은 물론 한 나라의 리더나 지도자의 광역적인 만남에서도 겸손의 자세가 필요하다. 

중국 여씨춘추에 ‘망국의 군주는 반드시 스스로 교만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고, 스스로 사물을 경시한다.’고 실려 있다. 부연하면 교만한 지도자는 부하를 소홀히 여기고 백성을 업신여기고 경쟁자를 얕본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위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매사를 독단적으로 처리한다. 사물을 가볍게 여기면 작은 징조에 무관심하게 되고 어떠한 위험도 대비하지 않아 결국에는 나라를 잃고 패망하게 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런 모습은 지금의 정치 상황과 비교하여 보면 수긍이 갈 일이다. 겸손으로 얻는 것도 사람이고, 교만으로 잃는 것도 사람이다. 왕이 자신을 높이지 않고 겸손하면 신하들이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나라가 부흥할 수 있다. 누구도 이 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을 높이려 애쓰면 사람을 잃고 무너지게 되고 자신을 낮추면 사람을 얻을 수 있다. 처음 리더의 위치에 오른 사람은 그 초심을 잃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세 번째, 리더는 자신이 이끄는 사람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소통과 통합을 염두에 둔 자애로 대하는 민본주의로 임해야 한다. 맹자는 나라의 근본은 백성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군주가 백성을 위한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할 때는 아무리 군주라도 갈아치울 수도 있다고 했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다음이 사직이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며 백성을 근본으로 생각했다. 

이런 사상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정도전의 ‘조선경국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정도전은 ‘백성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 겁을 줄 수도 없고,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모로써 속일 수 없다.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복종하지만, 마음을 얻지 못하면 곧 떠나가 버린다. 떠나고 따르는 데 털끝만큼도 용납지 않는다.’했다. 이런 맹자와 정도전의 공통적인 생각은 나라의 근본이 곧 백성으로 리더나 지도자는 자신의 몸처럼 따르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거울로 삼아 국민의 편에 서서 정치를 하는 지도자는 얼마나 될까? 굴곡진 우리 현대 정치사를 보면 지도자의 모습에 따라 나라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가는 가히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을 몇 가지 말했지만 리더가 갖추어야 할 요소는 너무 많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은 진정한 리더의 덕목을 성품, 카리스마, 헌신, 소통, 능력, 용기, 통찰력, 집중력, 관대함, 결단력, 경청, 열정, 긍정적 태도, 문제해결 능력, 관계, 책임감, 안정감, 자기단련, 섬기는 마음, 배우려는 자세, 그리고 비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의 말 중 ‘리더는 남을 다스리려 하지 말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라. 그리고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라’했다.

우리의 새 시대 리더들의 참모습은 어떨까? 자신의 길을 모색하지 않고 오직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모든 이의 종처럼 행동하기’를 원하는 리더들이 얼마나 있을지 바람결에 꽃비처럼 쏟아지는 스피커 소리에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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