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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의 열매

비가 내린 뒤의 날씨는 우리들의 마음을 온후케 한다. 이런 날씨가 계속 이러지도록 붙들어두면 어떨까?


조금 전 어느 시인의 ‘감꽃’이라는 시를 읽었다.


옛날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넓은 집마당에는 감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캬라멜 팝콘 같은 감꽃이 피는 시절에 아침 일찍 일어나 감꽃을 주워서 먹던 일이 생각난다. 단 맛이 없고 텁텁한 맛이지만 그 맛은 지금도 추억이라는 저금통에 저축되어 있다. 특히 비가 내린 뒤에는 감꽃이 많이 떨어져 더 많은 감꽃을 주울 수가 있었고 그 감꽃들이 새벽잠을 사라지게 만들어 주어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노래의 후렴구처럼 감꽃이 지고 있을 때다. 감꽃이 지고 나면 감을 얻을 수 있겠지. 봄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을 때 아름다운 꽃들도 서서히 떨어지고 그 자리에는 열매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교육도 이러하다 싶다. 언제나 봄의 계절이 있는 것이 아니다. 꽃의 계절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봄이 떠나가고 난 자리에는 열매가 맺듯이 교육의 봄이 지난 자리에는 교육의 열매를 하나하나 쌓게 된다.


교육의 열매는 어떤 것이 있을까? 너무나 많다. 그 중의 하나가 기쁨의 열매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쁨이 사라지면 불행하게 살아가게 된다. 언제나 샘솟는 기쁨의 열매를 맺도록 하는 게 좋다.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이 말은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해당된다. 선생님의 배움이 있어야 그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교재연구를 통해서 선생님이 배우고 깨달음으로 얻게 되는 기쁨은 넘치는 기쁨이다. 경험한 자는 다 안다.


감사의 열매다. 감사의 열매는 누구나 많이 맺을수록 좋다. 어떤 분은 식당에 갈 때 식당주인이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식당에는 자주 가지만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식당에는 가지 않는다고 하였다. 일리가 있었다. 감사의 말이 나오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말이고 또 오세요라고 하는 말은 남의 배려가 아니라 자기의 이기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말이다.


감사는 참 좋은 것이다. '감사할 게 무엇이 있나'라고 하지만 모든 게 감사다. 선생님이 되게 한 것 감사해야 할 일이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도 되지 못하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학생이 된 것 감사해야 할 일이다. 배워야 할 나이에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농사를 짓고, 직장에서 어려운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이도 있지 않은가?


툭 치면 ‘감사합니다’ 말을 던지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지도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생명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지도록 하는 것이 감사의 첫 출발인 것 같다.


감사가 사라지면 불평이 온다. 감사의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데 불평의 선생님이 되면 어찌 되겠나? 힘들어도 감사, 마음이 상해도 감사, 어려운 일 당해도 감사, 성적이 내려가도 감사, 건강이 나빠져도 감사가 나오면 우리의 마음 속에 건강 호르몬이 강하게 작용하여 건강도 지켜줄 것 아닌가?


배려의 열매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사는 이는 배려라는 단어가 있을 수 없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면 남이 보이고 남을 배려하게 된다. 배려하는 마음은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모두가 지녀야 할 고운 마음이다.


이런 열매들이 주렁주렁 맺히면 곶감보다 더 달고 홍시보다 더 맛있는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교육의 열매 맺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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