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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공부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필자가 중학교에 다니던 60년대는 선발된 소수의 학생들만이 중학교에 들어갔다. 즉 기초, 기본 실력이 거의 차이가 없기에 60명을 초과한 다인수 학급에서 선생님의 질문 하나로도 거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하여 개인차가 아주 심하다. 하지만 학교 수업에서 질문의 차이를 발견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만큼 학교는 오래 전 학습하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학생들의 개인차에 대한 인식이 매우 희박하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수준 차이는 심하여 제대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도 이를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이같은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수업을 교수자가 주도한다면 수준별로 수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스스로 배우도록 도와주는 교수법'은 학생이 수업의 주체자가 되는 것이다. 즉, 학습자 중심 수업이다. 학교교육을 하나의 여행에 비유한다면 교수자 중심의 수업은 단체여행이고 학습자 중심의 수업은 배낭여행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한 학생에게 중간고사를 마치고 시험에 관한 반성의 글을 작성하여 보도록 하였다. 이 학생은 시험 전에 자신이 정한 목표 점수를 달성하기 위한 자신의 전략을 수립하였다. 즉 수학이 점수가 낮아서 수학점수 높이기에 촛점을 맞춰서 수학 성적이 92점으로 올랐다. 그러나 과학이 78점으로 떨어졌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도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과학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원인을 자신이 발견한 것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그는 2주전부터 준비를 하였다고 한다. 이제 이를 수정하여 다음 기말고사에는 3주전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시간 축적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최근 완공된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보고 놀라는 한국인들이 많다. 하지만 고난도 기술은 모두 원천 기술을 가진 외국업체가 맡았다. 한국 업체는 설계도대로 시공을 했을 뿐이다. 이제 설계도대로 하는 일은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덕분에 10위권 경제를 이뤘지만 점차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공대 교수들의 지적에 의하면 한국 산업은 개념설계 단계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의 것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꾸준히 도전하는 정신과 실패해도 좋다는 허용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 결과 스스로를 점검하는 능력의 향상은 큰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개념 설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최종적으로 차별화 된 전문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국어 92점, 수학 92점, 영어 97점, 역사 97점, 국어 92점 등 나름대로 자신만의 적절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 학생이 최종적으로 얻은 결론은 평균점수가 90점을 통과함으로 지금까지 80점대의 벽을 처음으로 깬 것이다. 이같은 점수는 전에 받지 못한 점수이기에 자신이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단체여행이 아닌 배낭여행의 시대이다. 모두 한 길로 SKY대학가라고 지시하는 시대는 지났다.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배낭여행을 잘 하려면 수시로 질문을 잘 해야 한다. 잠 잘 곳과 가야할 곳 정보를 찾고 교통 수단도 알아야 가능하다. 이런 배낭 여행을 많이 한 학생은 다음 여행에 자신감이 향상된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된다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에 세상 어디에 가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실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단지 이 학생에게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아직도 자기 자신의 방법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험 출제자인 선생님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한 채 학원 의존성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이러한 능력까지도 몸에 습득하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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