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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故 강민규 교감 위험직무순직 인정해야

지난 5월 15일 제36회 스승의 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경기 단원고 故 김초원, 이지혜 기간제교사의 순직인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선생님들의 희생을 국가적 차원에서 예우하고 신분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명예를 회복시키라는 뜻으로 보인다. 
 
현장 교원들은 이 같은 대통령의 지시를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취지를 더욱 높이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사건 당시 자신의 책무를 다했으나 학생 모두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안타깝게 산화한 고 강민규 교감에 대해서도 위험직무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책무 다하고도 죽음으로 내몰려
 
선장과 기관사들마저 승객을 외면한 채 배를 떠난 상태에서 강 교감은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인 구조활동을 벌였고, 이후 저혈당 증세로 현장에서 실신한 것을 해경이 헬기로 강제 후송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강 교감도 보호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당시 진도실내체육관에서는 그를 위한 어떠한 치료나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장시간에 걸친 조사와 “왜 살아 돌아 왔느냐”는 매몰찬 비난 속에 무방비로 방치됐다. 표면상으로는 자살이라는 형태로 삶을 마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수백 명에 이르는 애제자와 동료교사의 죽음, 그로인한 유족들의 절규, 사회적 비난과 분노가 강 교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지난 2014년 경기교총에는 전국의 국민과 교사 2만1989명의 탄원서가 접수됐다. 그들은 강 교감을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학생과 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기꺼이 산화한 진정한 스승으로 애도하면서 세월호에서 돌아가신 선생님들과 동등하게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해줄 것을 탄원했다. 그러나 죽음의 형태가 자살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올해 문 대통령의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 지시 소식을 듣고 강 교감의 유족들은 가뭄에 단비를 만난 심정으로 관계기관에 위험직무순직을 재요청했으나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관계기관에서는 “대통령께서 지시한 기간제교사와 교감선생님 건은 다른 사안이며 세월호특별법 개정 없이는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일률적 답변만을 되풀이하는 실정이다.  

자살이라고 차별하는 건 불합리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0일이 훨씬 넘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얼마 전 강 교감이 출항을 반대했다는 내용의 핸드폰 문자가 어렵게 복구돼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형식적인 법해석과 관료편의적인 행정 때문에 숭고한 죽음 이후에도 부당한 차별을 받았던 기간제 선생님들이 대통령의 관심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고, 조만간 미수습된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가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 곳에 강 교감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유족들과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람이다. 이제는 그 날의 희생과 아픔으로 인해 강 교감의 유족들이 더 이상 숨죽여 흐느끼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할 때다. 
 
정부와 관계당국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단을 간곡한 마음을 담아 강력히 촉구한다.  장병문 경기교총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