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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2007년 부산에서 처음 실시되었으니 직선 교육감 시대가 열린지 어느새 10년이 됐다. 2010년 전국 확대 실시로 따지면 내년 6⋅13 지방선거때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뽑기는 세 번째 직접선거가 된다. 직선 교육감 10년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주로 구설에 오르내렸다. 진보교육감들이 유독 언론에 자주 등장한 것은, 기본적으로 보수정권이라는 환경 때문인지도 모른다. 예컨대 진보교육감들이 교과(육)부의 지침이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충돌’, ‘대립각’ 어쩌고 하며 침소봉대되는 식이다.

그에 뒤질세라 비진보라 할 부산시교육감이 ‘쪼잔하게도’ 180만 원어치 옷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지만, 진보교육감 구설은 당연히 과거엔 없던 일이다. 지금은, 이를테면 개인 비리 따위로 교육감들이 뉴스에 등장하던 과거와 확연히 다른 교육감 직선제 시대인 셈이다. 그렇다면 과거 임명제나 간선제에 비해 지금은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오히려 후보 매수와 선거비용 부풀리기 공모 혐의, 교과(육)부 고발 따위로 중도하차하거나 검찰 소환 등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있는 교육감들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 위인설관식 무리한 측근 심기 등 인사전횡 따위도 그렇다. 유권자들이 교육감들에게 그런 구설에 오르내리라고 표를 준 것은 아닐텐데도 말이다.

또한 소위 묻지마 투표로 민심의 왜곡현상이 빚어져 교육감 직선제 자체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 대안으로 ‘교육관련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축소된 직선제’가 제시됐다. 교육감 후보와 광역단체장 러닝메이트 방식으로의 전환 주장도 이미 제기된 상태다.

이대로 안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져 있음은 분명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함께 교육감 직선제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어찌 되든 꼭 개선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엄청난 선거비용 제한액이다. 현행 교육감 선거비용 제한액은 가히 천문학적 숫자의 돈이라 할만하다.

구체적으로 2010년 6⋅2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교육감 선거비용 제한액은 경기 40억7300만 원, 서울 38억5700만 원이었다. 비교적 적은 전북의 경우도 14억300만 원이었다. 재벌이나 갑부 아니면 아예 교육감선거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는 엄청난 선거비용 제한액이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2015.4.25.) 보도에 따르면 전국 교육감 후보들이 쓴 선거비용은 총 729억 원이었다. 이는 시⋅도지사 후보들이 쓴 선거비용 456억 원을 훨씬 뛰어넘는 천문학적 액수이다. 서울과 경기 등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선 우선적으로 40억 원 안팎의 돈이 있어야 교육감선거 출마자격이 있다는 얘기다.

인구 수 등 복잡한 계산법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무엇보다도 과도한 선거비용은 교육감선거 후보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 후보 대부분이 평생 ‘선생질’만 한 교육계 출신(대학교수 포함) 인사들인데, 그 선거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정치로부터의 중립성이 강조되다 보니 생긴 폐해라 할 수 있다. 정당이 개입할 경우 선거비를 책임지고 조달하거나 지원할 수 있지만, 그게 안돼서다. 후보자 개인이 고스란히 수십억 원을 조달해야 하니 시민사회단체를 업지 않거나 낙선하면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지난 교육감선거때 패가망신한 낙선자도 여럿 있었다.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정치로부터의 중립성이 무색하게 ‘시민후보’니 뭐니 해 교육감 후보를 끼고 패거리지어지는 폐단도 고스란히 안고 있다. 2010년과 2014년 진보니 보수니 둘로 쪼개져 교육감선거를 치른 것이 단적인 사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의 지방수장을 뽑는 선거에 보수와 진보의 패싸움이라니 자던 소가 웃을 일이다.

그런데 2012년 7월 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 교육감 선거비용 제한액은 2억3900만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이나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선거비용 제한액 역시 보통 1~2억 원이다. 후보 난립방지용인지 몰라도교육감선거가 무슨 돈 자랑할 일이 아니라면 과도한 선거비용 제한액은 대폭 낮춰져야 맞다.

다음 교육감 선거는 1년도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처럼 바짝 닥쳐 막고 뿜기식으로 대처할 일이 아니다. 축소된 직선제든 광역단체장과의 러닝메이트든 그것도 아니면 현행 교육감 직선제 그 무엇이든 과도한 선거비용 제한액만큼은 개선돼야 한다. 교육감선거에 나가고 싶지만, 필자가 이내 뜻을 접은 것도 그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