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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난독증 학습부진 ‘우린 학교서 해결’

경기 안양덕현초 치유 프로그램 도입

고위험군 10명 매주 1회 2시간씩 ‘전문가 훈련’ 제공
학생 1인당 월 100만원 이상 비용 부담 안양시가 지원
윤완 교장 “단 한명의 제자도 교육소외 없도록 할 것”





경기 안양덕현초(교장 윤완)가 교내 난독증(dyslexia)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안양덕현초는 이달 초부터 난독증 고위험군 학생 10명에게 매주 1회 2시간씩 난독증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난독증은 지적 능력에 문제가 없음에도 신경생물학적 원인에 의해 글 읽기가 어려운 증상이다. 겉으로 보면 멀쩡한 아이지만 글을 읽을 수 없어 학습 부진으로 나타나고, 자존감 저하에 따른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중학교, 고교로 진학하면 사회 부적응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제 때 훈련을 받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만큼 초등 저학년 등 조기에 발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아직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해 ‘머리가 좋은데 노력 안 하는 아이’, ‘단순 학습부진’ 등으로 분류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생 중 4∼5%가 난독증을 겪고 있다. 모든 학교마다 난독증을 겪는 아이가 존재할 개연성이 있지만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다.
 
19일 안양덕현초에서 만난 윤완 교장도 이 같은 현실에 깊이 동감했다. 윤 교장은 “교직에 39년이나 몸담았지만 이런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초임 때부터 지금까지 행동은 멀쩡한데 이상하리만큼 학습이 부진한 아이를 만났음에도 난독증에 대해 미처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제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양덕현초는 이날 대부분의 아이들이 하교한 오후 1시부터 난독증 고위험군 학생 10명을 대상으로 두 교실을 열었다. 한국난독증연구소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청지각 자극 훈련’, ‘읽기 유창성 훈련’을 40분씩 2교시에 걸쳐 소화했다.
 
아이들은 △좌우 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신체 밸런스 잡기 △클래식 음악 듣기를 통한 귀 중이 근육 강화 △아동 수준에 따라 글자 줄 간격과 크기가 다른 교재로 음운인식과 해독 △포브레인(골전도 헤드폰)을 통한 자기 소리 피드백 등 전문 훈련을 받았다. 신체활동, 음악듣기, 읽기 등 다양한 방법과 도구를 활용한 프로그램에 아이들도 흥미롭게 참여했다. 
 
문제는 학생 1인당 월 100만원이 넘는 고가 프로그램이라 학교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행히 안양시가 올해부터 학교 난독증 치유 프로그램을 공모했고, 윤 교장을 즉시 신청해 혜택을 받게 됐다.
 
학교는 먼저 담임교사에게 난독증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을 추천한 후 학부모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낙인효과’를 두려워 한 일부 학부모들이 주저했지만 전문가 상담까지 연결해 해결했다. 전문가에게 충분히 설명을 들은 학부모들은 오히려 “우리 아이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줘 고맙다”며 손을 잡아줬다.
 
이 과정을 총괄한 김은희 한국난독증연구소 소장은 “난독증 극복 훈련은 학교에서 교육복지, 학습과 연계해야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책을 읽을 때 글자의 대치, 생략, 첨가 또는 반복 등이 자주 나타나고 그로 인해 읽기 유창성이 떨어지는 아이를 꾸짖기보다 난독증을 먼저 의심해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교장은 “단 한 명의 제자도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전국 모든 학교에 보급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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