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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 번 뿐인 인생, 미루지 말고 해보세요”

‘아빠 힘내세요’ 작곡가 한수성 부산 신남초 교사
신곡 ‘욜로’ 발표, 43년 만에 가수 데뷔 꿈 이뤄
거리공연으로 소통하며 희망 주는 노래 만들고파


 

"아이에게 피자 사주기로 한 약속, 아내 옷 한번 해주고 싶다는 바람….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소소한 약속, 하고 싶었던 일을 미루지 말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진정한 ‘욜로’ 아닐까요. 제 노래를 듣고 행동할 용기가 생긴다면 좋겠습니다.”
 
국민 동요 ‘아빠 힘내세요’ 작곡가인 한수성 부산 신남초 교사가 최근 디지털 음원 ‘욜로’를 발표하고 가수로 공식 데뷔했다. 최근 트렌드가 된 ‘욜로(YOLO·You live only once)’, 즉 ‘인생은 한 번 뿐,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자’는 메시지에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곡이다. 특히 뮤직비디오는 아들과 며느리, 손녀까지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제작했다. 앨범에는 초등생들이 부른 욜로 어린이 버전과 4년 전 작고한 어머니를 그리며 만든 ‘우리 엄마 살아계실 제’도 담겼다.
 
그는 요즘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11시까지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거리공연 중이다. 지난달 31일, 무더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공연에 나선 한 교사를 만났다. 신곡 소개와 함께 그가 ‘욜로’를 부르자 신나는 음악에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춤을 추고 손뼉을 쳤다. 
 
한 교사는 이 노래를 통해 자신 또한 ‘욜로 라이프’를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로 동요 작곡만 해왔던 그가 가요를 만들고 43년 만에 ‘가수 데뷔’라는 오랜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연습실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40년 교직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꿈을 가져라’, ‘꿈을 이루라’고 가르쳤는데, 교사인 저부터 꿈을 이뤄야겠구나, 했어요. 그날 마침 TV에 ‘욜로’에 대한 뉴스가 나오더군요. 이거다, 하고 곡을 썼죠.”
 
그는 “평소 아이들, 가족들과의 약속이나 자기와의 다짐 등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돈이 없거나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습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세계여행같이 큰돈을 들여 무엇을 하는 게 아니더라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욜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래 가사에는 이런 한 교사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 가 가보고 살자 해 해 해보고 살자 마음이 가는대로~ / 네게 오기 힘든 좋은 날 기다리다 오늘을 놓치지마 / 너의 시간 속에 묻어둔 바람들을 이제는 펼쳐봐.’ 
 
한 교사가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곡은 1997년 발표된 ‘아빠 힘내세요’다. 그는 이 곡이 당시 힘들었던 자신을 위안해주는 노래였다고 회고했다. 
 
“녹음실 공사가 실패해서 빚더미에 앉았어요. 2년 동안 초인적으로 일만 하느라 피곤에 절어있었는데 문득 실패한 가장들을 보듬어주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경험이 없었으면 이 노래도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실패도 지나고 나면 성공보다 더 값질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죠.”
 
부산버스킹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10여 년 째 방학기간 동안 광안리, 다대포 일대에서 꾸준히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이유는 관객과의 소통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에 실패하고 술에 찌들어 지냈던 60대 한 분을 공연 중에 만났어요. 그런데 올해 그분이 전보다 훨씬 좋아진 얼굴로 친구와 함께 공연에 찾아왔더라고요. 제 노래를 통해 찌그러진 삶에서 새로운 희망을 얻고 밝아지는 사람들을 볼 때 행복해요. 공연을 하다보면 종종 제자들도 만나는데 ‘선생님이 자랑스럽다’고 늘 말해줘요.”
 
그는 이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지하 60평짜리 상가를 계약하고 공연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밑 작업에 들어간 것. 
 
“퇴직하고 나면 이 곳에 공연장을 만들 거예요. 연습 공간이 없는 젊은 음악인 친구들에게  대관도 하고 또 제 노래를 좋아해주는 팬들과의 만남 장소로 활용하면서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아빠 힘내세요’, ‘욜로’처럼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노래도 계속 만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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